기모란 코로나 대책위원장
“전파력·치명률 훨씬 높아
”전세계 영화같은 현실경험 중
“상황종식? 장기전 가능성
”감염병 관리 체계 재정비해야“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34만여명, 사망자는 7만4000명을 넘었다. 하지만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이 아직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유례없는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전 세계가 당혹감을 감추고 있지 못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이 언제 종료될지 단언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감염병 전문가 중 한명인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비상대책위원장(국립암센터 교수)에게 현재까지의 상황,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확진자가 1만명을 넘었다. 현재까지 상황을 다른 감염병과 비교해 평가한다면.
▶코로나19는 병원 내 감염이 주였던 메르스보다는 2009년 신종플루와 비교해 볼 수 있다. 세계 대유행(팬데믹)으로 많은 사람을 감염시켰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신종플루보다 더 고약하다. 확산속도도 빠르고 치명률도 높다. 무증상이나 잠복기에도 전파시킨다. 관리하기 훨씬 어려운 감염병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자 많은 나라가 국경을 봉쇄하고 있다. 중세시대에서나 보던 것이 초연결된 사회인 21세기에 재현되고 있다. 교통 및 교류까지 차단시켰다. 감염병이 모든 걸 바꿨다. 우리는 지금 너무나 영화같은 비현실적인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각 국의 봉쇄 정책은 적절한 조치인가.
▶영화에서 보면 지역을 봉쇄하면 사람들이 패닉에 빠진다. 그럼 그 지역을 탈출하거나 사재기를 한다. 중국처럼 문 앞에서 지키고 집 밖으로 못 나오게 할 것인가. 사회주의 국가면 몰라도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현재 치료제가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대안이 없었을 것이다.
-코로나19 상황 언제까지 이어질까.
▶중국에서는 12월 말, 국내에서는 1월 말부터 시작됐다. 우리는 28번째 환자까지는 관리가 잘 되고 있었다고 하지만 이미 그 시점에 다른 환자(31번째)가 대구에 들어가 감염이 퍼지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이런 도미노 현상이 지금 유럽, 미주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중국이 우한시를 봉쇄했다지만 이미 그 때 감염원들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로 퍼져 나갔을 것이다. 발생 시차가 있을 뿐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하루 두 자릿 수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한 자리수로 낮춰질 때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더구나 우리가 끝났다고 끝나는게 아니다. 전 세계가 조용해질 때까지 봐야하기에 장기전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많은 사람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개학도 연기되고 있다. 언제까지 이어져야 하나.
▶학교와 어린이집을 닫았다가 아직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제 지쳤다고 문을 열어야 하나. 만약 개학을 했다가 학교에서 환자가 나오면 그 학생은 그 학교 못 다닌다. 그 학생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건강이 나빠질까도 있지만 사회적 낙인이 더 무섭다. 아직 우리 사회는 환자에 대한 혐오가 큰 공포다.
-코로나19 상황도 언젠가는 잠잠해질 것이다. 이후 우리는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나.
▶코로나19가 잠잠해지더라도 우리는 이전 생활로 100%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코로나가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해줬다. 감염에 취약한 정신병원이나 콜센터 등의 열악한 환경 등을 보게 됐다. 우리는 이런 취약한 부분을 찾아 어떻게 바꿔나갈지 고민해야 한다. 또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 익숙하지 않아 미루고 있던 제도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감염병 관리에 있어 엄청나게 시스템을 재정비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이 코로나19 대응 모범국가가 되는 것도 반갑지만은 않다. 호되게 당할수록 엄청나게 바꾸게 된다. 반면 크게 겪지 않으면 ‘이만하면 된 거 아냐’하며 별로 투자하지 않을 수 있다.
사태 종료 후 전문 평가기관을 도입해야 한다. 경제정책을 연구하고 평가를 하는 KDI(한국개발연구원)처럼 보건의료 정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싱크탱크가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 위기가 찾아와도 어떤 대책이 가장 필요하고 효과적인지 대응할 수 있다. 손인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