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개학 연기 장기화되자 편의점 매출 타격
유흥가·오피스 상권 3월 매출 각각 15.9%, 8.8%↓
주먹밥·우유 등 직장인·학생 선호 품목 매출도 감소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상이 정지되면서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편의점 마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편의점은 그나마 백화점·면세점·대형마트에 비해 코로나19의 공세를 잘 막아낸 오프라인 채널로 꼽혔다. 집과 회사 근처 ‘근거리 구매’를 하는 소비자 덕에 매출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만해도 ‘홈술족’이 늘어난 것도 편의점으로써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편의점 사정도 달라지고 있다. 재택근무 기간도 하염없이 늘기만 하면서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초·중·고 개학이 4월 6일로 2주간 더 연기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도 시간이 갈수록 닫혀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GS25·CU·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의 매출 감소폭은 이달 들어 커졌다. A편의점이 코로나19 이후 상권별 매출 영향을 조사한 결과, 유흥가 상권의 3월 매출이 작년 같은기간 보다 15.9% 줄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2월까지만 해도 매출 감소폭은 3.3%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서 감소폭이 급격히 커진 것이다. 특히 오피스 상권 매출은 2월 8% 증가했지만 이달 들어선 8.8% 역성장했다. 주택가 상권 매출도 지난달 11.8% 증가한 것에서, 이달에는 증가폭이 5.5%로 줄었다.
A편의점 관계자는 “유흥가와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유동 인구가 줄면서 타격이 커졌고, 이로 인해 편의점의 전체 매출도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품목별로는 컵라면, 아이스크림, 껌·젤리·초콜릿 등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즐기는 간식거리의 매출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는 B편의점의 품목별 매출에서도 드러난다. 재택근무와 개학 연기로 오피스와 학원가 유동인구가 줄면서 직장인들과 학생인들이 선호하는 상품의 매출이 급감했다. B편의점의 이달 1~18일 주먹밥 매출은 전년보다 23.3% 감소했다. 지난달 주먹밥 매출은 1.2% 역성장했다. 같은 기간 샌드위치의 매출 감소율은 2월 3.3%에서 3월 17.5%로 확대됐다. 지난달 한 자릿수에 그쳤던 일부 상품 감소율도 이달 들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우유, 커피, 생수 매출이 각각 15.5%, 11%, 9.2% 줄었다.
편의점이 공적 마스크 판매처에서 제외된 점도 매출 감소 이유로 꼽힌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전국 편의점들은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마스크를 찾으면서 식품, 위생용품 등 코로나19와 연관된 상품까지 구입해 매출 증가 효과가 컸다. 지난달 B편의점의 마스크와 위생용품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100.8%, 127.5% 뛰었다.
그러나 정부가 편의점을 공적 마스크 판매처에서 제외하면서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구매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B편의점 관계자는 “정부가 공적마스크 판매량을 80%까지 늘린 이후에는 편의점으로 들어오는 물량이 확 줄었다”며 “지난주까지는 마스크 발주 자체가 정지됐었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B편의점의 마스크 매출은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편의점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편의점이 다른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편의점 방문객 수가 감소해 3월 매출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로 편의점 방문객 수가 줄고 신규 출점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