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에 경제마저 감염
유가·환율 급등락 산업은 셧다운
하루 최대 폭락…증시는 ‘패닉장’
생산도 유통도 소비도 얼어붙어
재택·집콕…안 나가고 안 만나고
불과 두 달 전이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1월 20일)가 발생한 후 정확히 두 달째다. 그 사이 질병은 팬데믹으로 진화했다. 확진자는 전 세계로 퍼졌다. 그리고 마침내 경제마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시장은 지난 위기를 반추하기 시작했다. 메르스(2015년), 사스(2003년)와 비교하던 시장은 이제 2008년 리먼사태까지 곱씹고 있다. 하지만, 2008년식 대응으로도 공포는 사라지질 않는다. 지금 우린 ‘전인미답’의 터널을 걷고 있다.
최근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를 쉼없이 소환 중이다. 당시 세웠던 각종 ‘오명’을 경신하는 탓이다. 지난 19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133.56포인트(8.39%) 폭락했다. 종가 기준 역대 최대 하락 폭으로, 2008년 10월 16일(126.5포인트) 기록을 뛰어넘었다. 유가와 환율의 급등락은 폭탄이 돼 혼수상태인 산업계에 카운터펀치를 날리고 있다.
20일엔 주가가 다시 일부 반등했지만,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및 전날 급락에 따른 기술적·제한적 반등 성격이 짙다. 이제 금융위기 수준으로 뒷걸음질친 증시는 이제 대공황과 1·2차 세계대전까지 비교대상으로 거론될 지경이다.
그럼에도, 답은 안 보인다. 전문가들은 “과거 어떤 경험과 데이터로도 지금을 설명할 수 없다”고 토로한다. 정부가 각종 증시 안정 대책을 쏟아내도 약발이 안 먹힌다. 패닉장의 대표적 현상이다.
산업계는 셧다운 위기에 봉착했다. 생산, 유통, 소비를 모두 글로벌화한 산업 생태계는 세계 대유행 바이러스에 한층 더 취약했다. 중국 현지공장 생산중단 여파가 채 가시기 전에 미국, 유럽 등에서 연쇄적으로 생산이 멈췄다. 세계 자동차업계는 물론, 전자·배터리업계가 생산 차질에 직면했다.
만드는 것도 문제이지만, 만들어도 문제다. 유통도 소비도 얼어붙었다. 현재 각국은 가장 고전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세시대를 연상케 하는 국경 봉쇄정책이다. 사람도 물자도 오가질 못한다. 미국은 19일(현지시간) 모든 미국인의 해외여행을 금지시켰다. 항공업계는 급감한 여객·화물 수요에 생존 기로에 섰다.
소비심리 위축은 소비재 기업에 직격탄이다. 굳이 복잡한 통계가 필요 없다. 이미 우리 모두 일상에서 모두 체감 중이다. 안 나가고 안 만나는 게 ‘코로나 뉴노멀 라이프’다.
가장 큰 재난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실핏줄’에 있다.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는 이미 ‘돈맥경화’로 줄도산 위기다. 정부가 전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를 연 것도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50조원 긴급경영자금의 핵심도 중소기업·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에게 1.5% 수준 초저금리 자금 지원이 찍혔다.
관건은 효과다. 과거 위기 대응책으론 한계도 뚜렷하다. 금융위기와 코로나 위기는 원인부터 다르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리세션 우려의 핵심 요인이 코로나19 감염 확인이고 통제 성과가 가시화되는 게 상황이 반전될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과 한국이 적극적으로 통제한 이후 4주 내에 신규 확진자 변곡점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미국 등도 4월 중 상황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