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자영업 대책 등 82조원 지원책에 재난기본소득 2차 추경도 추진

올 재정적자 82조원 예고 속 추가 악화 가능성…기존 예산 변경 필요

[헤럴드경제=이해준·배문숙 기자]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으로 최근 경색 조짐을 보이고 있는 외화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인 반면, 피해 업종·계층 지원 등을 위한 재정조달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이미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으로 82조원 규모의 사상 최대 재정적자가 예고된 상태에서 재난기본소득 지급과 2차 추경 등이 추진되면서 대규모 재정투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통화당국은 이번 한미 통화스와프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300억달러보다 2배 늘어난 600억달러로 체결되면서, 외환시장 불안 해소와 기업 및 금융기관에 대한 안정적 외화자금 공급 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화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이를 신속히 공급함으로써 시장을 안정시킬 안전판을 확보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그동안 비축해 놓은 외환보유고가 4000억달러를 넘는 등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이 비교적 양호한 상태에서 체결된 이번 한미 통화스와프는 제2의 외환보유고를 확보했다는 의미도 있다.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로 대외건전성에는 강력한 방파제가 마련됐지만, 코로나19 피해지원과 경기부양 등을 위한 재정 투입이 늘어나면서 재정건전성에는 비상이 걸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후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대구경제인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로 대외건전성에는 강력한 방파제가 마련됐지만, 코로나19 피해지원과 경기부양 등을 위한 재정 투입이 늘어나면서 재정건전성에는 비상이 걸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후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대구경제인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이처럼 대외건전성에는 강력한 방파제를 마련했지만, 재정건전성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미 지난 수년 동안 지속된 확장적 재정정책과 올해 512조원 규모의 사상 최대 규모 예산 편성으로 재정수지 적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재정이 더욱 빠르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11조7000억원 규모의 이번 코로나19 추경으로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82조원, 국내총생산(GDP)의 4.1%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3~3.5% 수준을 넘을 경우 위험한 수준으로 간주하는 것에 비해 볼 때 상당히 위험한 수준까지 적자가 늘어나는 셈이다. 이로 인해 국가채무는 815조5000억원, GDP의 41.2%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정부는 자영업·소상공인에 대한 50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이어 취약계층에 대한 재난기본소득 등 추가 대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2차, 3차 추경 가능성도 높다. 코로나19가 유럽·미국 등으로 확산하며 장기화 양상을 띠어 재정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를 보완화기 위해 올해 편성된 512조원의 예산 가운데 불요불급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나 시급성이 떨어지는 예산을 코로나19 피해지원 등으로 돌리는 방안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기존예산 조정과 국회 동의가 필요해, 정부·정치권·지자체 등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런 가운데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전문가들 견해도 엇갈리고 있다. 재난적 위기상황에 대응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어 치밀한 계획이 필요해 보인다.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난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원 대상을 선별하게 되면 행정비용이 필요해 전체 금액을 늘리기가 어렵고, 금액의 차등을 두게 되면 통합이 아닌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다”며 “(고소득자)는 결국 향후 세금을 더 많이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해도 소비지출이 늘어날지 미지수이고, 경기부양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외출을 자제하는 코로나19 특수성 때문에 기본소득이 전달돼도 오프라인 소비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공공기관 부채가 적지않은 상황에서 재원 마련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기본소득보다) 방역·의료·보건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취약계층의 소득 보전에는 찬성이지만 모든 이들에게 소득을 나눠주는 것에는 반대한다”며 “현재 목표는 소비 진작이 아니라 경기 악화를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