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사이트] 캐나다 AI 말에 올라타라

캐나다 인공지능(AI)의 말에 올라타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 브레인, 페이스북, 우버, 엔비디아, 지엠, 포드 등 세계적 기업들이 캐나다에 앞다퉈 AI 연구소를 설립하고 있다.

구글 브레인은 딥러닝의 창시자 제프리 힌튼 교수(토론토대)를 부사장으로 영입했으며, GM과 포드는 차량 충돌방지 및 커넥티드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한화 등 국내 기업도 벡터연구소, 엘리먼트 AI 등과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야말로 캐나다의 AI 첨단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캐나다 AI 연구는 토론토대 제프리 힌튼 교수의 벡터연구소 와 맥길대 요수아 벤지오 교수가 이끄는 밀라 , 그리고 강화학습의 선구자인 앨버타대 리처드 서튼 교수가 이끄는 에이미 연구소와 600여개의 AI 전문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번에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을 가장 먼저 예측한 기업도 캐나다 AI 스타트업 블루닷 이다. 블루닷은 캄란 칸이라는 의사가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세계보건기구 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보다 먼저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경고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캐나다가 세계 AI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힘은 캐나다고등연구소(CIFIAR)의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지원을 꼽을 수 있다. CIFIAR는 1990년대 찾아온 2차 AI 암흑기에도 오히려 연구자들을 아낌없이 지원했다.

토론토대, 맥길대, 워털루대 등의 인재와 촘촘히 연계된 산학 연계 프로그램도 한몫을 하고 있다. 공과대학 재학생 대부분은 코옵(Co-op)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소에서 개발된 기술이 산업 현장에 바로 사용될 수 있도록 유도할 뿐만 아니라 또한 학생들이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AI 인재들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도록 자유롭고 공정한 기회를 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캐나다는 각자의 문화와 개성을 존중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지닌 모자이크 국가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AI 강국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캐나다는 첨단 원천기술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상업화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이 없어 고부가가치 상품 대신 헐값으로 기술만을 팔고 있다”는 캐나다 정부 고위 인사의 푸념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캐나다는 우리가 부족한 AI, 의료, 화학 등 첨단 원천기술들은 많이 보유하고 있는 반면,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IT 상용화와 제조업 기술은 부족하다. 그만큼 우리나라 기업들과 협력할 분야가 많으며 양국 정부의 의지 또한 강하다. 이런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올 6월에 개최되는 콜리전 콘퍼런스에서 우리나라의 많은 스타트업이 캐나다산 인공지능 말에 올라타 세계 시장을 누비는 유니콘이 되길 꿈꿔 본다. 정영화 코트라 토론토무역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