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품공장 휴업 길어져…한국GM·기아차도 재고 부족사태 우려
국내 생산 늘려도 장기화 우려 커져…대중국 부품 수출 업체도 '막막'
전체 차 부품 수입액 31% 중국산…업체들 부품 다변화 시급
[헤럴드경제 이정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충격이 국내 완성차뿐만 아니라 부품업체까지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자동차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어 쌍용차와 현대차가 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르노삼성차도 다음 주 휴업에 들어간다. 기아차와 한국GM도 다음 주에는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업체들의 휴업 여파가 고스란히 부품업체들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 부품 재고가 소진되는 11일께부터 2∼3일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중국 협력업체가 춘제 연휴가 끝나는 10일 이후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알려왔지만 공장을 재가동하는 데 2∼3일 준비 시간이 걸려 단기간 공급 차질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부품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2∼3일 정도 휴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와 쌍용차도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 차질로 4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단계적으로 라인 가동을 중단해서 7일부터는 국내 공장들이 전부 문을 닫는다.
기아차도 다음 주에는 비슷한 상황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신입사원이나 승진자 연수 등 단체 행사도 모두 무기한 연기해뒀다.
한국GM은 다른 업체들보다 설 연휴 후 이틀 늦게 공장을 가동한 터라 재고 여유가 있을 수 있지만 중국에서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받는 구조는 거의 같기 때문에 다음주께 생산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이 완성차 업체 공장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부품업체들도 어쩔 수 없이 휴업할 수 밖에 없다.
현대모비스도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모듈 공장을 세웠다. 대기업과 대형 협력업체들은 생산 중단을 버텨낼 수 있지만 문제는 2차, 3차 등 수직으로 연결된 영세 업체들이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줄도산 우려가 있다.
반면 와이어링 하니스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국내 공장 증산에 나섰다.
현대차에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하는 경신은 주 52시간 이상 근무를 시킬 수 있도록 특별연장근로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THN 관계자는 "서울 사무직까지 다 공장으로 와서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린더 헤드커버, 외장램프, 윈도 모터 생산 업체들도 특별연장 근로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들은 일단 중국 공장이 10일에 가동될 것으로 보고 휴업기한을 다음주 초까지로 잡아놨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연휴를 연장하거나 지방을 다녀온 직원은 격리 기간을 두도록 하면 생산 정상화 시기는 멀어진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국내와 동남아 생산을 늘려도 중국 생산량의 20∼30% 정도밖에 채우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와이어링 하니스의 87%는 중국산이다.
전체 차 부품 수입액의 31%가 중국산임을 감안하면, 설사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이 해결된다고 해도 첩첩산중이다.
이같은 상황은 비단 한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이미 세계 자동차 산업 전반에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영향을 주고 있다.
IHS 마르키트는 중국의 올해 1분기 자동차 생산(중대형 상용차 제외)이 170만대로 1년 전에 비해 32%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춘제 연휴 연장으로 닛산, 혼다, 르노, GM 등이 중국 공장을 모두 가동하지 못하는 상태다. 우한은 중국 자동차산업 중심지 중 한 곳이다.
국내에서 중국으로 부품을 수출하는 업체들도 어려운 상황이다. 유럽이나 미국에 공장을 둔 자동차 업체들도 여유롭게 있을 수 없다.
지금은 동유럽, 멕시코 등에서 와이어링 하니스를 조달하고 있어서 한국 업체들처럼 곧바로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다른 부품 재고가 떨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 특히 자동차부품의 경우 중국으로 편중도 있다"며 "업체들도 리스크 분산을 위해 동남아 등지로 부품 다변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