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한 민주당 “최대 200억”

은행주 비교시 아직 가치 0원

임기내 조건 충족 어려웠을수도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임직원들에게 부여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의 ‘가치’가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 카카오뱅크의 상장추진이 유력한 가운데 이용우 공동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7호 인재’로 영입되면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임직원 144명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보통주 520만주, 행사가격은 5000원이다.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는 가장 많은 52만주씩을 받았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스톡옵션 가치에 대해 “(일각에서) 100~200억원에 달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는 일전 한 증권사가 카카오뱅크 기업가치를 6조원까지 추정했기 때문인데, 시가총액으로만 따지면 우리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대표가 ‘최소’ 26억원을 포기했다는 주장도 있다. 스톡옵션 보유분(52만주)과 행사가(5000원)를 단순 곱한 숫자다. 하지만 모두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일 수 있다.

국내 주요 금융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0.7배다. 공시된 실적에 현재 주가를 반영해 증권사들이 추정한 PBR은 지난 10일 기준 KB금융이 0.50배, 신한금융 0.52배, 하나금융 0.37배, 우리금융 0.36배 등이다. 기업은행은 (0.33배), 제주은행(0.26배) 등이다. 순수금융회사 가운데 1배가 넘는 곳은 우리종금 단 한 곳 뿐이다. 작년 3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자기자본은 1조1402억원 수준. 발행된 보통주의 수(2억주)를 감안하면 주당 5700원이다. PBR이 최소 0.88배를 넘어야 스톡옵션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익명을 원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을 감안하더라도 스톡옵션의 행사 가치를 100억원 이상으로 이야기하는 건 지나치게 낙관론적이다”고 말했다.

당초 스톡옵션을 부여하면서 끼워 넣은 ‘행사조건’도 따져볼 문제다.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 등 경영진들은 ▷고객수 1300만명 확보 ▷법인세차감전이익 1300억원 달성을 모두 충족해야 이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가입고객은 출범 2년만인 지난해 7월 1000만명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법인세차감전순익은 137억5200만원으로, 1300억원까진 갈 길이 멀다. 국내 가계대출 시장이 포화상태에 근접하고 있고, 대출과 건전성에 우호적인 초저금리가 마냥 지속될 것으로 장담하기도 어렵다.

스톡옵션은 내년 3월 25일부터 5년 이내에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이용우 대표의 임기(2021년 1월) 안에 달성하기 만만한 조건은 아니다.

한편 이 대표의 공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초 카카오뱅크로 자리를 옮긴 김주원 부회장은 한국금융지주 총수인 김남구 부회장의 최측근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카카오에 1대 주주 지위를 넘겨줬다. 카카오뱅크 상장 과정에서도 김 부회장의 역할이 기대된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