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20만원대 매출 비중 2배 ↑

한우·굴비 프리미엄 물량 확대 나서

초고가 와인·트러플·샤인머스캣 등

기획 상품도 '프리미엄' 차별화

트러플 설 선물 세트를 바라보는 고객 [롯데백화점 제공]
트러플 설 선물 세트를 바라보는 고객 [롯데백화점 제공]

대형마트에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20만원대 설 선물세트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편의점 설 선물세트 목록엔 올해 처음으로 3800만원짜리 초고가 와인이 이름을 올렸다.그런가하면 백화점에선 9000만원대 와인 세트를 비롯해, 몇 백만원이 넘는 한우와 굴비세트가 설 선물세트로 등장했다. 그런데 단순히 눈길을 끌기 위한 미끼상품이 아니다.

명절 선물세트의 프리미엄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가심비를 따지는 소비 양극화 속에서도 이번 설 들어 유독 설 선물세트의 프리미엄화가 두드러진다.

▶‘가심비’에 웃던 대형마트·편의점 마저 ‘프리미엄’화=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작년 12월 5일부터 올해 1월 9일까지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만원 이상 프리미엄 선물세트 비중이 3년 전인 2017년(2.5%) 보다 2배 이상 증가한 5.1%로 나타났다. 이는 10만원대 선물세트 매출 비중(4.9%)을 처음으로 역전한 수준이다. 대표적인 프리미엄 선물로 손꼽히는 한우, 굴비 세트의 매출 성장이 컸다.

50만원 이상 한우 선물세트 매출도 작년 추석 보다 36% 늘었다. 20만원 이상 굴비 세트는 본 판매에 들어가기 전 이미 작년 추석 전체 판매량을 넘어섰다. 작년보다 매출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올해 이마트는 ‘피코크 시그니처’ 상품을 총 36종 내세워 프리미엄 선물시장 공략에 나섰다. 1++등급만 선별한 횡성 한우 구이용 세트는 행사카드 구매시 10% 할인한 54만원에 판매한다. 작년 추석 당시 준비한 물량 200여개가 조기 소진된 점을 고려해 물량도 2배로 늘렸다. 일반 상품 대비 크기가 2배 큰 상품만 엄선한 갈치 세트와 옥돔 세트도 25만원에 선보였다.

편의점 설 선물도 프리미엄 시대를 열고 있다. CU는 농협홍삼 한삼인과 손잡고 홍삼 가운데 최상급으로 꼽히는 ‘천삼’ 6종을 선보였다. 기존에 편의점에서 취급한 삼 제품은 주로 10만원~30만원대였지만 이번에 판매하는 천삼은 90만원~380만원의 고가다. GS25 역시 3800만원짜리 초고가 와인 ‘로마네 콩티 2013’을 내놓았다. 프랑스 최고 와인으로 평가받는 샤토 1등급 와인 5병으로 구성한 '5대 샤또와인세트'도 한정판매한다.

피코크 횡성축협한우 1++등급 구이세트 2호 [아미트 제공]
피코크 횡성축협한우 1++등급 구이세트 2호 [아미트 제공]

곽정우 이마트 그로서리본부 본부장은 “효율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선물을 전달하는 대상은 줄이고 소수의 사람에게 더 진심을 담아 선물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과거 명절 선물세트는 저렴한 가격에 다량의 세트를 구매해 친척이나 지인 등 여러 사람들에게 나눠주려는 인식이 강했다면 점점 프리미엄 선물세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9100만원 와인세트·200만원 황제굴비세트…백화점을 점령한 초고가=백화점에서는 수천만원대 와인 세트, 100~300만원대 한우·굴비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초고가 명절 세트를 찾는 고객을 고려한 ‘프리스티지(Prestige)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초고가 와인 ‘LV 로마네 꽁띠 컬렉션’(로마네 꽁티 2006+로마네 꽁티2013)을 9100만원에 판매한다. 최상위 등급의 구이용 부위들로 구성된 프리미엄 한우 세트인 ‘L-NO. 9’(100세트·6.5㎏)는 135만원이다. 최상급 참조기만으로 꾸려진 ‘영광 법성포 굴비세트 황제’(2.7㎏·10미)도 200만원에 판다.

현대백화점은 50만원대 이상 프리미엄 한우세트를 지난 설보다 물량을 30% 늘린 5000 세트를 준비했다. 35㎝ 참굴비 10마리로 구성한 ‘현대 명품 참굴비 수(秀)’ 세트(350만원)를 150세트 한정 판매하며, ‘특화 소금 굴비’(25만원)는 1200세트를 내놔 지난 추석보다 물량을 3배 늘렸다. 신세계백화점의 프리미엄 제품도 지난 설보다 15% 늘었다. 200만원 한우세트, 제주도 한라산에서 재배한 백화고(700g·30만원), 1++등급 한우에 양념을 재 진공 포장한 양념불고기(2.5㎏·33만원) 등이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기획 상품도 프리미엄 소비 심리를 겨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세계 3대 진미로 불리는 식자재 트러플을 설 선물세트로 내놓았다. ‘블랙 트러플 세트’(120g)로 58만원이다. 한욱진 롯데백화점 치프바이어는 “기존 프리미엄 선물 세트와 차별화된 상품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업계 최초로 기획하게 됐다”고 했다. 현대백화점은 샤인머스캣 3000세트를 선보였다. 설 명절에 샤인머스캣 세트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과(400g), 배(820g) 등 특대 청과로 구성한 명품 세트도 20% 이상 물량 늘렸다.

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