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연합, 800곳 실태조사
40%가 제공해야 할 사업자정보 빼먹어
절반은 ‘단순변심’ 교환 불가능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2만8000원짜리 가방을 반품하려고 했더니 교환 배송비를 4만원이나 내라고 하네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 같아요”
“결제 이후 제품을 만든다면서 오후 4시 이전에 결제하면 당일 발송이 가능하다는데…믿어도 될지 모르겠네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물건을 파는 이른바 ‘세포마켓’이 확산하고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사업자 정보를 공개하는 등 기본적인 부분도 제대로 하지 않은데다 교환·반품은 받지 않고, 심지어 제품 하자 책임을 소비자에 돌리는 등 ‘횡포’가 심각해지고 있다.
6일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발표한 ‘SNS 마켓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SNS마켓 800곳 중 사업자 번호(통신판매업 신고번호), 사업자명, 주소, 연락처 등 4개 항목 중 한 가지라도 빠져 있는 곳은 326곳이었다. 10 중 4곳은 사업자 정보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셈이다.
전자상거래법은 SNS마켓 운영자가 기업이 아닌 개인이더라도 통신판매업자 신고 대상 사업자로서 사업자 정보를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사업자의 ‘주소’가 표시된 곳은 62.5%로 가장 낮았고 연락처 63.9%, 사업자 번호(통신판매업 신고번호) 66.8% 등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SNS마켓들은 소비자의 교환·환불에 부정적이었으며, 일부 마켓은 단순 변심으로 인한 교환·환불을 거부하기도 했다. 여성소비자연합이 교환·환불 정보를 1건이라도 표시한 582곳의 마켓을 대상으로 2차 조사를 실시한 결과, 단순 변심에 따른 교환·환불이 가능한 경우는 315곳(54.9%)으로, 절반 밖에 안됐다. 아예 불가능한 마켓은 228곳(39.7%), 기타 31곳(5.4%)로 조사됐다.
단순 변심에 따른 교환·환불을 거부한 이유로는 ‘1대1 주문 제작’이 82.2%로 가장 많고, 해외구매대행 9.6%, 상품 특성상 0.6% 순으로 조사됐다.
상품 하자로 교환·환불을 하고 싶어도 사실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소비자연합이 단순 변심 환불을 거부한 마켓 중 팔로워가 많은 상위 170곳을 조사한 결과, 전자상거래법 상 상품 하자에 따른 교환·환불 규정을 준수한 곳은 단 2곳(2.2%)에 불과했다. 59곳은 ▷교환·환불 허용 조건으로 1회만 가능 ▷2~3일 이내, 24시간 이내 교환 가능 ▷사이즈 교환만 가능 등 법률보다 엄격한 약관을 제시하고 있었다.
이밖에 배송 지연, 미세한 스크래치, 오염, 마감 처리 미흡 등 업체 과실을 소비자 책임으로 전가해 소비자의 반품 요구를 무시하거나 제품 가격보다 비싼 교환수수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성소비자연합 관계자는 “1인 마켓을 이용할 때 사업자 정보, 환불 규정, 거래 조건, 결제방식, 배송기간 등을 반드시 확인 후 구매를 결정해야 한다”며 “일반 쇼핑몰에 비해 간편하게 상품 판매를 시작하고 쉽게 폐쇄할 수 있어 상품 구매를 결정한 경우 필수 정보를 캡처해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소비자연합은 지난 1년간 1372 상담센터에 접수된 SNS 마켓 이용 관련 피해 사례 1334건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 상담 건수가 높았던 상위 4개 플랫폼의 SNS마켓 800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