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금리 상승세 유지비용 부담

11개월만에 상환이 발행규모 앞서

우량기업들이 자금조달 목적으로 발행하는 회사채가 지난달 11개월 만에 순상환으로 전환됐다. 10월 중 대량 선발행된 영향이 크지만, 높아진 시장금리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량기업들이 다시 은행 대출 비중을 높여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한국은행의 ‘11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회사채 순발행액은 -80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상환규모가 발행규모를 앞지르면서 순발행액이 마이너스가 됐다.

역대 최저 기준금리에도 회사채 금리는 되레 상승세를 지속해 유지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발행 물량이 감소세로 바뀐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량기업들이 자금 조달 목적으로 발행하는 3년 만기 회사채(AA-)의 금리는 지난 10월 초만 해도 1.7%대 초반에서 움직였다. 그러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낮춘 10월 16일을 기점으로 오름세가 가속화했다. 11월엔 2%를 넘어섰고 이달에도 1.9%대에서 등락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의 기업 대출 금리는 사상 최저다. 아직 회사채 금리에 비해선 높은 수준이지만, 간격이 점차 좁혀지고 있다.

한은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10월 현재 은행권 기업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28%로 한 달 전보다 0.14%포인트 하락했다.1996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연 3.13%로 전월 대비 0.17%포인트 하락했고,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연 3.39%로 0.11%포인트 떨어져 1996년 이후 최저치다.

회사채 발행 확대로 올 들어 감소세를 보였던 대기업 대출은 지난 9월~11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 흐름이 이어졌다. 11월에도 8000억원이 증가, 154조5000억원의 대출 잔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 부진으로 인한 부실 줄이기에 나선 은행들이 기업 대출의 문턱을 높일 수 있다. 각종 규제로 가계대출을 늘리기 쉽지 않아 기업 대출에도 무리한 성장보단 건전성 제고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 4분기 국내은행의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3을 기록했다. 지수가 마이너스면 금리나 만기 연장 조건 등의 심사를 전분기보다 더 깐깐하게 하겠다는 곳이 많다는 뜻이다.

서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