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임명에 난데 없는 테마주 등장…선거철 테마주와도 성격 달라
인맥·학연 근거로 주가 부양…투자 결과는 역대급 복불복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조국, 추미애, 정세균…'
선거와 무관한 ‘임명직’ 정치인과 관련된 테마주 열풍이 올 하반기에 계속되고 있다.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17일에도 주식시장에선 관련주들이 들썩였다. 기업 펀더멘탈과 무관하게 휘발성 재료로만 움직이는 것이어서 임명직 정치인 테마주를 향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10일 유력 정치인과 관련한 테마주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만큼 정치인 테마주의 파장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거래소의 조치는 내년 4월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앞서 조국·추미애·정세균 등 법무부장관이나 총리 등 국가 공직을 임명직으로 맡게 된 정치인 관련 테마주들이 먼저 들썩였다.
17일 정세균 후보자 소식이 전해지자 주식시장에선 수산중공업, 일루코, 케이탑리츠, 대한약품 등 관련주로 거론된 종목들의 주가가 급상승했다. 수산중공업의 주가는 이날 2195원을 기록해 전날보다 365원 올랐고, 장중에는 52주 신고가인 2300원까지도 치솟았다. 이에 주가 변동폭이 직전 거래일 대비 일정 수준 이상일 때 발동되는 정적 VI(변동성 완화장치)가 작동했다.
그러나 급부상한 종목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해당 정치인과의 ‘인맥’, ‘학연’ 등을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당기업 회장이 정 후보자의 종친이거나, 경영진이 대학 동문이라는 공통 분모들을 이유로 테마주로 부상한 사례들이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 임명으로 부상했던 우리들휴브레인, 제룡전기, 모헨즈 등 테마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근의 임명직 정치인 테마주 현상은 선거철 후보자의 공약이나 소속 정당의 정책 방향과 관련된 종목들이 들썩이는 현상과도 구별된다. 2012년 미국 대선을 사례로 들자면, 당시 업계의 관련주로 부상했던 Centene, Thermo Scientific, Life Technologies 등은 버락 오바마 후보자가 핵심적으로 육성하겠다고 제시한 건강·정보통신(IT) 종목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국내 정치인 테마주 열풍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가 공직자의 임명을 둘러싸고 주가가 움직이는 현상은 종목 자체의 펀더멘탈과는 무관한 경우가 다수”라며 “‘경영진이 공직자와 가까운 사이라서’ 혹은 ‘같은 학교를 나왔으니까’ 콩고물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도록 하는 사회 자체도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정치인 테마주의 상승폭에 현혹돼 섣불리 상투를 잡았다간 대형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올 하반기 조국 관련주로 지목된 화천기계는 9월 초 주가가 5900원까지 치솟았지만 3개월여가 지난 현재 2885원(17일 종가 기준)으로 폭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