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세 전환에 원가 절감 가능
업계 출고가 인하도 이미 시작
내년 편의점서 행사 가능할 듯
내년 주세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그동안 유흥채널 중심이었던 수제맥주 유통에 편의점이 새로운 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맥주에 부과하는 세금 기준을 가격(종가세)에서 용량(종량세)으로 전환하면 수제맥주 세 부담은 30% 이상 줄어든다.
높은 원가로 생산비 절감이 어려웠던 수제맥주 업계는 향후 캔 제품 생산과 소매채널 공략으로 수제맥주 대중화에 성큼 다가설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제맥주 생산에서 캔 비중은 약 5%에 불과하다. 나머지 95%는 생맥주 케그(Keg)로 유흥채널 유통이 압도적이다. 그간 편의점과 마트에 유통되는 수제맥주 상품은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 제주맥주 등 상대적으로 큰 규모를 갖춘 일부 브루어리에 한정됐다. 가격도 3캔에 9900원 수준으로 수입맥주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종량세 전환으로 수제맥주 원가 절감이 가능해지면서 수제맥주도 ‘4캔 만원’ 가능성이 열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수제맥주협회 관계자는 “최근 자영업 위기와 음주문화 변화로 수제맥주 시장도 유흥채널보다 소매점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간 수제맥주 138개 업체 중 소매점에 유통하는 곳은 10개 남짓에 불과했지만 소규모 브루어리를 비롯한 다수의 업체들이 소매점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수제맥주 대중화에 부합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맥주 판매 점유율은 상품 유형으론 캔(69.6%)이 소매 채널로는 편의점(44.2%)이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맥주 소비는 편의점 캔맥주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1~2년새 편의점 출시를 본격화한 수제맥주 매출은 매년 신장세다. 경복궁, 백록담, 광화문 등을 판매하는 GS25의 수제맥주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3963.7%, 올해 146.2%(11월 누적)로 뛰었다. 편의점CU의 경우 퇴근길필스너, 제주위트에일 등 10여개 제품을 판매하며 지난해 87.4%, 올해 36.3%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 6월 대용량 캔을 출시한 구스아일랜드는 수제맥주로선 이례적으로 4캔 만원 행사를 진행했고, 3주 만에 품절 대란을 겪었다. 부담 없는 가격이면, 일상에서도 수제맥주를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 수요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편의점에 입점하는 수제맥주 원가 인하 폭에 따라 ‘4캔 만원’ 행사도 검토할 예정”이라며 “원가가 낮아지면 충분히 행사 여유가 생기는 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수제맥주의 성장 가능성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수제맥주 업계의 출고가 인하는 이미 시작됐다. 오비맥주가 인수한 수제맥주 회사 핸드앤몰트는 지난 9월 수제맥주 4종과 핸드앤애플 사이더 2종 출고가를 18~27% 인하했다. 평균 인하율은 24.2%다. 제주맥주도 이달부터 ‘제주 위트 에일’과 ‘제주 펠롱 에일’의 출고가를 평균 20% 내렸다. 내년 1월 1일부로 개정안이 시행되는 만큼 현재 가격 인하를 고려중인 업체들도 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새 국면을 맞은 수제맥주 시장에 잇단 투자도 이어지며, 수제맥주 회사들은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진주햄이 인수한 카브루는 대규모 캔 전용 신규공장을 건설한다. 현재 20만캔 수준인 월 생산능력(CAPA)을 신공장에서 5배 늘린 월 100만캔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플래티넘크래프트는 중국 옌타이에 설립했던 제1공장을 내년 국내로 이전한다. 이 회사는 캔,병 중심의 수제맥주 판매를 목표로 했지만 2011년 당시 수제맥주 외부 반출 금지와 높은 세금 부담에 중국에 첫 번째 맥주 공장을 설립하고 이를 역수입해왔다.
플래티넘크래프트 관계자는 “올해 초 약 10%에 불과했던 캔 판매 비중이 현재 4~5배 이상 늘어 케그와 캔 맥주 생산이 비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증평에 있는 제2공장과 더불어 1공장도 국내 이전을 통해 효율적인 운영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