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곳 운용자산 86조원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 PF 불참
관련 회사채 금융 투자도 하지 않을 예정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한국교직원공제회, 대한지방행정공제회, DB손해보험이 향후 석탄 발전소 건설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 세곳의 운용자산은 총 86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이를 선언한 사학연금과 공무원 연금의 운용자산을 합치면 111조4500억원 규모다. 거세지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바람에 이들 기관이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타워에서 한국교직원공제회, 대한지방행정공제회, DB손해보험은 '탈석탄 금융'를 선언하는 행사를 열었다. 세 기관은 선언문에서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하려는 인류의 공동 노력을 기관투자자로서 적극 지지하고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들 기관은 향후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관련 회사채 금융 투자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신규 투자를 확대하고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도 힘을 모을 예정이다.
이들 기관들은 "탈석탄 투자는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에 대해 금융기관이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라며 "이는 무엇보다 고객·가입자·수급자의 금융자산을 지속 가능하게 증대시키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탈석탄 투자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도 적극 부흥하는 행동으로 보고 국내 금융기관들의 동참을 요청했다.
이번 선언에 동참한 DB손해보험은 국내 3대 손해보험사 중 하나로, 국내 민간 금융기관으로는 최초로 탈석탄 투자를 선언한 것이다. 시장 영향력을 가진 교직원공제회와 행정공제회의 선언도 다른 공적금융의 탈석탄 투자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 기관의 금융 운용자산(2019년 상반기 기준)은 한국교직원공제회(36조6008억원), 대한지방행정공제회(13조4027억원), DB손해보험(36조2055억원) 등 총 86조209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동참한 사학연금(16조7156억원), 공무원연금(8조5266억원)의 금융 자산운용 규모를 합치면 111조 4512억원 수준이다.
세 기관은 선언문에서 석탄발전 투자에 대해 ▷좌초자산 가능성이 높은 재무적으로 위험한 투자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반환경적인 투자 ▷미세먼지의 주원인으로 인류의 건강과 생명에 치명적 타격을 주는 반도덕적 투자라는 점 등을 분명히 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2017년부터 투자대상의 ESG를 고려하는 사회 책임 투자 유형을 신설해 주식 위탁운용자산 일부에 적용하고 있다. 같은 해 9월에는 기관투자자로서 수탁자 책임 강화를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차성수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은 "미래세대를 키우는 교직원들이 가입자인 만큼 이번 탈석탄 금융 선언을 계기로 기후위기와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사회 책임 투자 확대를 위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는 지난해 사회 책임 투자를 시작했다. 주주권 행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관투자자로서 의결권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향후 투자자산 포트폴리오를 고려해 사회책임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한경호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은 "공공성의 토대 위에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공적금융기관에게 탈석탄 금융은 당연한 방향"이라며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투자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탈석탄 금융 선언을 계기로 기후변화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DB손해보험은 유엔환경계획금융이니셔티브(UNEP FI) 회원사이자 지속가능보험원칙(PSI) 참여기관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책임 투자를 통해 친환경적 가치도 창출하고 있다.
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은 "손해보험업은 기후위기에 가장 민감하고 타격이 큰 업종"이라며, "회사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정부 당국과 함께 환경·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번 탈석탄 금융 선언을 계기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의 이사장은 "탈석탄 금융 바람은 이미 가속도가 붙은 시대적 조류가됐다"며 "국내 금융기관들이 저항하기보다는 이 바람을 적극 이용하길 바란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