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나 검찰은 대형사건을 해결하면 그 공도 크다. 그래서 과거 공안사범은 더 지독한 빨갱이로 만들기 위해 청산가리, 사제폭탄 제조, 무장폭동 준비 등의 미장센이 등장하고, 경제사범이나 도박 같은 경우 숫자가 부풀려졌다. 실제로 도박사범에 대해 ‘황당한 계산법’이 적용되기도 했다. 예컨대 3명이 10만 원으로 고스톱 100판을 쳤다고 하면 실제 총 판돈은 30만 원이다. 하지만 경찰과 검찰은 여기에 곱하기 100(판)을 해 3,000만 원대 도박사건으로 만들었다. 다행히 지금은 현장에서 압수한 금액을 판돈으로 계상한다고 한다. # ‘연간 발매액 5조 원, 5년간 총 25조 원 규모’,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수탁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언론에 나오고 있는 표현들이다. 진짜 그럴까? 토토 수탁사업자(현재 케이토토)는 2018년 기준으로 총 발매액의 1.3%인 위탁수수료로 받았다. 1년 매출액을 5조 원이라고 하면 연 600억 원 수준이다. 이 600억 원으로 건물임대료, 인건비, 시스템유지비, 마케팅 등 모든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실제로 남는 것은 연 40억 원 정도. 이 사업을 위한 초기투자로 550억 원 정도가 투여됐으니 자본금 대비 연간 7~8% 정도의 순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 물론 좋은 시절도 있었다. 2014년 오리온이 스포츠토토를 수탁했을 때는 위탁수수료율이 3.5%였다. 이 사업의 특성상 매출이 올라간다고 해도 비용이 크게 들어가지 않는 까닭에 연간 수수료는 1,000억 원이 훌쩍 넘었고, 이윤도 최소 수백 억 원에 달했다. 문제는 현재 1.3%에 이어 2020년 7월부터는 사실상 1%에 가깝게 수수료율이 더 떨어진다는 것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번 입찰에 부가세 포함 1.379%를 제시했고, 낙찰자는 1% 정도를 써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탁사업자 입장에서는 정확히 연 500억 원의 매출이고, 여기서 비용을 제하고 수익을 남기기가 아주 빠듯하다. 이는 간단한 산수에 해당된다.
# 그래서 벌써부터 다음 수탁사업자는 이윤을 확보하기 위해 인원감축, 경비절감 등 ‘마른수건 짜기’식의 긴축경영을 해야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뭐 그래도 하겠다는 기업들이 많으니 ‘불안한 이윤’은 인정하자. 문제는 이 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마치 예전의 ‘판돈 부풀리기 계산’처럼 5조, 25조, 황금알 등의 선정적인 표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입찰에 참여하는 콘소시엄과 관련이 있는 모 기업은 주가가 출렁이기도 했다. # 스포츠토토 사업과 관련해 애먼 피해자나, 심각한 곡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매출은 연간 500억 원수준, 순이익은 잘해야 연간 50억 원 수준이라고 정확히 규정해야 한다. 이 분야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스포츠토토는 이제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수익사업이 아니다. 조금만 들여다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옛날 생각만 가지고 사업에 뛰어들면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스포츠토토는 체육기금의 90%를 조성하는 국책사업이다. 이 중요한 사업에 '과거 고스톱 판돈 계산'의 황당함이 난무하는 게 씁쓸할 뿐이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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