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44%로 최다…마포·용산 순
금융부채 비중 73%, 전연령대 최고
대출통한 내집마련 30대가 ‘인싸’ 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마이너스라는데, 집값은 도대체 왜 오른 걸까?’
이쯤되면 정부도, 국민도 모두 ‘부동산 스트레스’ 국면이다. 무주택자는 오르는 집값을 보며, 집값 상승이 미비한 지역 주민은 집값 상승이 가파른 지역민들에게 각자만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2년 6개월간 무려 17번의 부동산 관련 대책을 발표한 정부 역시도 ‘부동산’세글자에서 느끼는 피로감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마이너스 물가와 저성장이 거시경제 전반을 아우르고 있는 가운데 나홀로 오르는 집값은 일관성있는 경제정책을 세우는 데 걸림돌이다.
콕 집어 서울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어디에서 시작했는 지를 정확히 짚어내긴 어렵다. 다만 각종 숫자들은 부동산 시장의 ‘아싸(아웃사이더·관찰자)’였던 30대 밀레니얼 세대가 이른바 시장의 ‘인싸(인사이더·적극적 참여자)’가 된 것도 한 요인임을 드러내고 있다.
20대 중후반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5~15년 사이인 30대가 부동산 시장의 매수세력으로 존재감을 나타낸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 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말 현재까지 서울시내에서 30대의 아파트 구매비중은 32%에 달한다.
자치구별로는 마곡 신도시가 위치한 서울 강서구의 30대 아파트 구매 비중이 44.6%로 이른바 직주근접지구를 찾는 밀레니얼 세대의 선호도를 나타냈다. 서울 시내 평균 비중보다 더 많은 곳은 마포구(37.8%), 용산구(34%), 성동구(39.9%) 등 강북 집값 상승을 이끈 마·용·성이 포함됐다. 여의도 오피스 지역과 동작구(36.3%), 영등포구(38.9%)를 비롯해 중소기업이 밀집한 구로구(37.1%)도 30대가 아파트를 매매하는 비중이 높았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 연구위원은 “기존 주택 소비의 주력 계층은 50대 이상이었으나, 최근 30~40대로 이동했다”면서 “특히 생애최초구입·신혼 부부 등에 대한 각종 금융지원이 늘면서 30대와 40대의 담보대출보유액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측은 이들 3040세대가 소비주력 계층이니만큼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30대의 금융상품을 통한 대출이 늘면서 30대의 금융부채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30대는 40대(72%)와 더불어 가장 높은 금융 부채 보유율 73%를 나타냈다.
소득 대비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큰 것도 주택 구입 연령이 낮아지는 계기가 됐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서울의 주택가격(담보대출을 받은 아파트 기준) 중위값은 5억500만원으로 이를 구입하려면 가구당 10.8년의 연소득(담보대출자 연소득 중위값 4690만원)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은 해당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은 대출 거래자 정보로 작성된 지수로, 실제 거래에 바탕을 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에 따르면 서울시내 중위가격의 아파트 구매에 드는 연한은 점점 증가해 2분기 10.8년은 이 통계가 작성된 2008년 1분기 이래 가장 길다. 10년 이상 연소득을 한 푼도 안쓰고 모아도 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시대, 하루라도 빨리 금리가 낮은 대출 상품으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오히려 집값 상승의 악순환이 나타난 셈이다.
‘새 아파트’의 공급이 준 것도 부동산 시장 바깥에 대기하던 이들을 시장 안으로 불러들였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는 5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지역 전체 아파트 중 5년 이내 신규 아파트 비율(9.6%)이 10%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전망치(7.6%)는 이보다 더 낮다.
서울 시내 아파트 가운데 중형 아파트 상승폭이 유난히 두드러진 것도 눈길을 끈다. 국민주택 기준인 84㎡(이하 전용면적)가 포함된 중형 아파트의 중위매매가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2019년 10월 현재까지 6억1336만원에서 10억7835만원으로 76%가 급등했다. 중형 다음으로는 중소형(52%)이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다. 중형 규모 주택형의 수요와 공급이 모두 많긴 하나, 앞서 30대의 주택시장 참여의 증가를 감안하면 상당수는 대출을 받아 보금자리를 마련하면서 가장 대중적 주택형인 84㎡의 매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성연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