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멧돼지 더 많은 시료 확보…하천수 조사 계속”

국립환경과학원
DMZ 철책 이남 지역 멧돼지에서는 지금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달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이후 방역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일 경기도 남양주시 광릉숲 관통 도로에서도 차량 소독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최근 비무장지대(DMZ)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돼 비상이 걸린 가운데 DMZ 철책 이남 지역 멧돼지에서는 지금까지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국내 야생멧돼지와 북한과 접경 지역의 하천수 등의 돼지열병 바이러스 오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DMZ 내 멧돼지 한 마리를 제외하면 현재까지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가 없다고 9일 밝혔다.

환경과학원은 지난해 1월부터 전국에서 멧돼지 폐사체와 살아있는 개체를 대상으로 돼지열병 감염 여부를 분석해왔다. 이달부터는 멧돼지 분변도 채집해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전국적으로 1157건을 분석한 결과, DMZ 철책 남쪽 지역에서 확보된 시료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특히 이달 초 경기도 연천군 DMZ에서 국내 멧돼지로는 처음으로 바이러스가 확인된 뒤 접경지역에서 총 10마리의 멧돼지와 8개의 분변 시료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고 환경과학원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DMZ 내 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점 등을 근거로 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가 북한에서 넘어와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DMZ의 우리 측 남방한계선 철책에는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 구축돼 있기 때문에 돼지열병에 감염된 DMZ 내 멧돼지가 남측으로 내려오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활동성이 강한 야생 멧돼지로 ASF가 전파될 경우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 있다.

환경부는 돼지열병 발생 농가 주변 등의 하천물, 토양도 조사하는 한편 국방부와 협조해 북한에서 바로 유입되는 지천도 조사 중이다.

지금까지 북한에서 직접 유입되는 지천과 임진강·한탄강 본류, 경기 김포·인천 강화 등 34개 지점의 물 시료와 하천 토양을 조사한 결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정원화 국립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장은 "지금까지 조사 결과로 국내 야생멧돼지나 접경지 하천수가 바이러스에 오염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더 많은 멧돼지 시료를 확보하고 접경지역 하천수 등을 계속해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