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反조국’ 앞세워 대응책 고심

-정기국회 대응·장외투쟁 등 전략 물색

-한국·바른 ‘反 조국 연대’ 가능성 솔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헌정 유린, 위선자 조국 사퇴 국민 서명운동 광화문 본부’ 개소식 및 정당연설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헌정 유린, 위선자 조국 사퇴 국민 서명운동 광화문 본부’ 개소식 및 정당연설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제 ‘야당의 시간’이다. ‘조국의 시간’과 ‘대통령의 시간’을 지나서다.

자유한국·바른미래당 등 범야권 지도부는 추석 연휴동안 ‘조국 정국’ 후폭풍에 따른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추석 직전 야당의 반발 속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결정했다. 정기국회가 열리고, 내년 총선은 고작 반년이 남은 때다. 범야권이 ‘반(反)조국’을 앞세워 어떤 전략을 들고올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한국·바른미래는 당장 본궤도에 오른 정기국회를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 중이다. 조 장관을 둘러싼 대립이 격화될 시 파행도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국회는 오는 17일부터 3일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청취한다. 오는 23~26일 대정부질문, 30일~다음달 19일까지 ‘정기국회의 꽃’ 국정감사, 다음달 22일부터는 예산 정국이다.

양당이 조 장관 임명 강행을 내세워 이 일정들을 온전히 따를지는 미지수다. 당장 대정부질문은 분야별 날짜만 못박았을 뿐 각 당 질문자 수와 질문 시간 등 세부사항은 합의하지 않았다. 예산안과 주요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양당은 파행 선언 시 조 장관 의혹에 대한 특검과 국정조사, 조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추진에만 온 힘을 집중할 공산이 상당하다. 파행을 하지 않는다면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 등 일정을 모두 ‘조국 청문회 2라운드’로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12일 저녁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 촉구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12일 저녁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 촉구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한국·바른미래당은 조 장관을 넘어 문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장외투쟁을 계속 열 예정이다. 앞서 한국당은 추석 연휴동안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의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등 장외투쟁 불씨를 이어왔다. 한국당은 조 장관 사퇴까지 1000만명 서명운동도 벌일 방침이다. 바른미래는 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매주 열겠다고 밝힌 상태다.

양당은 여론전을 주도하기 위해 이같은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길거리에 조 장관의 부정성을 확산시켜 정권 ‘레임덕’을 이끌고자 하는 의도도 읽혀진다. 한국당 관계자는 “국민도 ‘피의자 조국’이 정의롭지 않은 것을 잘 안다”며 “국민과 함께 현장에서 폭정을 막아내겠다”고 했다.

다만 양당의 이런 행보가 온전히 민심을 얻을지는 지켜봐야한다는 말이 있다. 반복되는 장외투쟁 외에 더욱 유능한 해법을 찾으라는 말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당한 예산을 쓰는 만큼, 빨리 효과를 못얻을 시 점차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국·바른미래의 ‘반조국 연대’ 가능성도 피어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미 손학규 바른미래 대표를 만나 공동행동을 제안했다. 이에 손 대표는 사실상 거절했지만, 바른미래 비당권파 수장인 유승민 전 대표가 “딱히 협력을 안 할 이유가 없다”며 동참 뜻을 내보였다. 양당은 이미 부산에선 연대를 약속했다. 한국·바른미래에선 여당 대 반(反)여당으로 1대 1 구도가 굳어지지 않는다면 승산이 낮아진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당은 연대를 추진하는 와중에 내부 분열도 단속해야 할 처지가 됐다. 또 손 대표가 거절 뜻을 굳힐 시 연대 자체가 반쪽에 그칠 모양새다. 바른미래 내 대부분 결정 권한을 쥔 손 대표는 “한국당도 국민에게 심판을 받을 세력”이란 뜻을 견지 중이다. 이 밖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탄 선거제도 개편안이 어떤 구색을 갖추느냐에 따라 변수가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