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 덕에 대과 공급 많아
당초 걱정 깨고 오히려 싸져
추석 지난후 폭락할까 우려
올해 빠른 추석으로 과일 물량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던 유통업계가 한시름 놓았다. 과일 작황이 개선되면서 명절에 선호되는 대과(大果) 생산이 오히려 많아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추석 선물용 과일세트 가격도 지난해보다 10~15% 가량 싸게 형성됐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이 지난해보다 열흘 가량 빠른데도 불구하고 추석 선물용 과일세트 가격은 오히려 저렴해졌다.
롯데백화점은 사과와 배가 각가 6개씩 들어있는 ‘사과·배 혼합세트’를 10만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구성의 상품이 12만원에 판매된 점을 고려하면 11.1% 가량 싼 셈이다.
현대백화점도 사과와 배가 각각 8개와 4개씩 들어있는 ‘사과·배 난세트’를 지난해보다 5000원 싼 11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또 사과 11개로 구성된 ‘현대 사과세트’도 11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15.8% 내렸다.
당초 유통업계는 올해 추석이 작년보다 열흘 앞당겨져 과수 확보는 물론, 과일 세트가격도 대폭 상승할 것을 내다봤다. 과일 수확 시기보다 추석 선물세트 출시가 먼저 이뤄지면, 시장에 풀리는 물량이 적고 가격은 그만큼 올라가기 때문이다.
특히 명절용 과일은 제수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크기가 크고 색깔이 고운 과일을 선호해 추석이 일찍 오면 상품을 구하기가 더욱 어렵다. 이에 백화점, 마트 등 유통 채널별로 올해 추석은 국산 과일 세트를 대신할 수 있는 망고, 키위, 아보카도 등 수입 과일 선물세트 물량을 늘려야 하는 게 아니냐는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올해 과일 작황이 매우 좋아 시장에 과일 공급이 많아졌다. 과일 수확 직전인 이번 달에 찾아온 늦더위 덕에 과일이 빨리 익은 덕이다. 특히 올 여름에는 태풍이 한반도를 대부분 비켜가면서 관련 피해도 적었다. 덕분에 추석이 열흘 늦었던 작년보다 대과(大果) 공급량이 많아 산지 도매 가격이 내려갔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를 제외한 대부분의 과일들의 도매가격이 지난해는 물론, 평년 가격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추석 선물세트에 주로 사용되는 사과인 ‘홍로’ 품종(10㎏)은 8월말 현재 상(上)품을 기준으로 4만3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5만원대를 훌쩍 넘긴 지난해에 비해 17% 가량 싸졌다. 평년(4만4930원) 가격에 비해서도 2600원 가량 저렴하다.
복숭아(백도, 4.5㎏)와 포도(캠벨얼리, 5㎏)도 각각 도매가격이 2만3000원대와 1만7000원대에 형성돼 있다. 이 역시 지난해보다 2000~5000원 가량 싸다. 다만 배(신고, 15㎏)만 지난해보다 배 이상 비싼 7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사과는 충북 제천과 괴산, 배는 충남 천안, 경기 안성 등 주요 산지의 대과 수확량이 예상보다 증가하면서 올 추석 과일 선물세트 가격이 지난해 보다 낮게 형성됐다”며 “이른 추석 이후 과일 가격 폭락을 걱정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