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헤럴드DB]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헤럴드DB]

‘주휴수당 논란’에 발목…업종 차등적용, 인상폭 논의 손도 못대 다음주 3일연속 4~6차 전원회의 열지만 최종심의까지 ‘첩첩산중’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시작부터 ‘삐걱’거리면서 올해도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저임금 월 환산액 병기 문제를 놓고 노사가 5시간 이상 격론을 벌이는 바람에 최저임금의 사업 종류별 구분 적용이나 업종별 차등 적용, 최저임금 수준 논의 등 2,3번째 안건은 논의를 시작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1일 고용노동부와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최임위는 다음주 25일부터 3일 연속으로 4~6차 전원회의를 연속 개최해 최저임금 월 환산액 병기 여부와 업종별 차등적용,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첫번째 안건부터 노사가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인상폭을 결정하기까지 갈 길이 너무 멀다. 다음주 회의에서도 월 환산액 병기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 안건인 사업종류별 구분적용이나 업종별 차등적용도 쉽게 결론을 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서 논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때문에 최임위의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도 올해 최저임금심의 때처럼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저임금 심의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심의를 요청한 후 90일 이내인데 최근 최저임금 심의를 둘러싼 노사갈등이 첨예화하면서 매년 법정시한을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시한은 지난 3월27일 고용부장관이 심의를 요청했으므로 90일이 지난 6월27일까지다.

최임위는 지난 19일 3차 전원회의에서 노사양측이 첫번째 안건인 최저임금의 월급 환산액 표기 문제를 두고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5시간 이상 한치의 양보도 없이 논쟁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전원회의가 끝난후 “노사는 최저임금 결정 단위의 시급, 월급 여부와 시급에 월급 환산액 병기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못 내고 다음 회의에서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임위 전원회의에서 매번 첫번째 안건으로 다뤄지는 최저임금의 월급환산액 표기문제는 통상 쉽게 결론을 내고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올해는 여기에서부터 발목이 잡혔다. 사용자위원들은 시급 단위로 의결하는 최저임금에 월급 환산액을 병기하는 기존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고 근로자위원들은 기존 방식을 유지해야한다며 맞섰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015년부터 시급 단위의 최저임금이 의결되면 월급 환산액을 병기해왔다. 올해의 경우 최저임금 8350원에 월급 환산액 174만5150원이 따라붙었다. 월급 환산액은 시급에 209시간을 곱해 산출한다. 209시간은 주 소정근로시간 40시간에 유급 주휴시간 8시간을 합한 48시간에 월평균 주 수 4.345를 곱한 결과다. 최저임금 시급에 월급 환산액을 병기하는 것은 최저임금 산정기준 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하는 문제와 결부돼 있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작년말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으로 최저임금 산정 기준 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한다고 명문화했는데 그 근거로 제시한 게 최저임금의 월급 환산액 산출방식이었다.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할 때 시급에 주휴시간을 포함한 209시간을 곱하는 만큼, 사용자의 최저임금 위반여부를 따지기 위해 노동자에게 주는 월급을 시급으로 환산할 때도 주휴시간을 포함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논리였다.

경영계가 최임위 전원회의에서 월급 환산액병기를 문제 삼은 것은 개정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무력화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경영계는 개정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대한 헌법소원도 제기해놓은 상태다. 노동계는 이에 대해 최임위가 이달 초부터 3차례 진행한 공청회에 노동자와 소상공인 대표만 참석하도록 할 게 아니라 정부와 대기업도 참석해야 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최저임금 심의를 경제민주화 논의로 확산하려는 시도로 맞불을 놨다. 이렇게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것은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노동자와 소상공인의 ‘을과 을의 갈등’ 구도를 넘어서기 위해 경제민주화의 이슈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래저래 최저임금 논의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