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제20회 철의 날 행사 참석…“현재로선 브리더 개방 외 기술 없어” - “협회 비롯해 고로사, 엔지니어사들과 대안 찾아볼 것” - 최정우 포스코 회장 “모레 철강협회에서 입장문 낼 것”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안동일<사진> 현대제철 사장이 4일 당진 제철소에 대한 조업정지 처분과 관련해 ‘브리더(Bleeder, 압력밸브 개방)’ 개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안 사장은 이날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20회 철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브리더를 개방하는 것 외에는 기술이 없다. 어제 충남도를 방문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충청남도는 지난달 30일 현대제철이 브리더를 개방해 무단으로 오염물질을 배출했다며 10일간의 조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브리더는 공정에 이상이 발생하면 고로 폭발을 막기 위해 가스를 배출하는 폭발방지 안전시설이다. 고로당 4개의 브리더가 있으며 두 달에 한 번 정도 점검 및 유지ㆍ보수 시 개방된다. 일정한 압력을 유지해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대부분 수증기가 배출되며 함께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대해선 아직 공식 측정이나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되고 있다는 게 지자체 및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안 사장은 “(충남)도지사와 충분히 소통했고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고로 보수시 브리더를 여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으로 집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조업정지 후 재가동을 해도 개선 방법이 없는 게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안 사장은 “철강협회를 비롯해 전세계 철강협회, 고로사, 엔지니어사들과 고민해 대안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로사들이 답답한 이유는 또 있다. 고로 가동 중지 기간이 4일을 넘어서면 고로 내부 온도가 하강해 재가동까지 3개월이 걸린다. 만에 하나 고로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재축조까지 24개월이 소요된다. 이 경우 8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현대제철은 한 달의 유예기간 후 10일간 조업정지가 되면 행정심판 및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
철강협회장인 최정우 포스코회장도 이번 조업정지 처분과 관련해 “모레 철강협회에서 입장문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제철소가 브리더를 개방하는 방식으로 고로를 유지ㆍ보수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의 경우엔 제철소 전체 대기질 농도를 측정할 뿐 브리더 부분을 문제삼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