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아닌 수요둔화 따른 유가하락 -美 무역전쟁에 강달러 등 곳곳에 변수 [헤럴드경제=윤호 기자]꾸준히 상승하던 유가가 5월을 기점으로 급락 전환하면서 국내 증시 향방에도 변수로 지목된다. 특히 최근 하락세는 공급 과잉이 아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이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 글로벌 증시 전망에도 부정적 지표로 해석된다.
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1월 18.5% 급등세를 필두로 2~4월 꾸준히 상승하다 지난달 돌연 16.3%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하락세로, 이달 들어서도 무역전쟁 격화우려와 미국의 멕시코에 대한 관세부과 예고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작년 무역전쟁 우려가 확산되면서 유가와 미국 S&P500지수 간 ‘정의 관계’도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 역시 지난해 이후 유가와 지수를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유가가 대세하락할 때엔 어김없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구경회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와 주가지수의 연관성이 높은 이유는 석유가 갖고 있는 여러가지 특징 중 ‘투자자산’으로서의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의 추이를 감안하면 유가와 주식시장간 연관성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유가 하락의 원인도 주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가 급락 원인으로 공급과잉이 아닌 글로벌 수요 둔화를 꼽고 있다. 공급이 아닌 수요 차원의 유가 하락이라면 한층 더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이 글로벌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선행조건 중 하나가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족”이라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 하락이 계속되면, 이는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로 값을 매기는 유가는 달러 강세 시 하락 요인이 커진다. 달러 강세와 맞물린다면 유가 하락이 한층 가속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월 유가하락은 경기둔화가 점점 구체화하며 원유수요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봐야 할 것”이라며 “감산으로도 줄어들지 않는 원유재고와, 그 정도로 산업활동이 부진하고 향후에도 개선되기 어렵다는 경계감이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본질적 이유”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점차 무역전쟁 전선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향후 유가의 주요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이어 오는 10일부터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모든 상품에 5%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 발표하면서 유가도 급락 추이를 보였다. 금융시장 내에 엔화나 금 등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졌고, 유가나 신흥국 통화 등 투자자산은 약세를 보였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멕시코가 보복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국의 관세는 멕시코의 경기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 정유사의 수요 감소와 이에 따른 마진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