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문가 ‘앤드류 네이선’ 교수가 보는 무역전쟁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고율 관세 때리기에 보복관세로 맞서는 한편,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에 미국의 물류업체 페덱스에 대한 전면조사로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의 팽팽한 신경전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3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 연구원에서 만난 앤드류 네이선(Andrew Nathan·사진) 컬럼비아대 교수는 초(超) 긴장 상태의 오늘날 미중갈등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며, 미국과 중국의 ‘힘의 균형’도 결국에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중국정책 자문을 맡았던 미국 내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다.

네이선 교수는 현재 오늘날 미국이 대중 정책과 관련해 세 개의 파(派)로 나뉘어 있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는 대부분의 학자들과 의회, 언론, 그리고 시민들이 속한 주류파로, 이들은 중국의 지적재산권 갈취, 외국기업에 대한 시장진입 봉쇄, 자국기업 지원 등을 중요한 문제로 여긴다.

그 다음은 미중 무역전쟁이 오늘날 악화일로로 치닫게 되기까지 미국 측의 협상 키를 잡아온 ‘대중 강경파’가 있다.그는 강경파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무역 적자 해소가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 경제적, 기술적으로 의존도를 줄이고 궁극적으로 분리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이라고 설명했다.

네이선 교수는 “강경파들은 중국에 대한 투자와 무역을 줄이고, 기술 역시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가령 우리는 우리의 5G를 가질 테니 너희는 너희의 5G를 가지라는 것이 이들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주류와 강경파 이후 제 3지대에는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 그의 관심사는 무역 적자 해소에 집중돼있다. 실제 무역 협상 초기에 중국은 미국에게 1조 2000억 달러의 미국산 제품 수입을 약속한 바 있다. 네이선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안에 매우 관심을 보였지만, 강경파인 협상단이 더 ‘근본적인’ 변화를 원하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오히려 중국이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여러 조건을 걸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네이선 교수는 오늘날 미중 무역전쟁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당장 2020년 미국 대선이 눈 앞에 있다. 네이선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중국이 약속한 1조 2000억 달러의 미국산 제품 수입 약속을 받아들인 후, 일련의 무역전쟁의 종식을 선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선 교수는 “중국이 자국 기업 보호 정책 등을 포기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수입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을 지언정,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1조 2000억 달러를 벌었으며 이는 곧 미국의 승리를 뜻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선 교수는 무역전쟁이 끝나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정책이 다시 주류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차후에는 주류가 다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각종 이슈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네이선 교수는 5G 시장에 화웨이 진입을 막고 있는 미국의 노력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낮다고 전망했다. 화웨이의 기술이 충분히 기술경쟁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춘만큼 동맹국을 비롯한 전세계 나라들이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트렌드’의 일부라는 설명이다. 그는 “화웨이 보이콧은 보안에 대한 우려로 출발했고, 이후에는 5G 시장을 둘러싼 헤게보니 싸움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면서 “화웨이 문제는 이 둘 모두를 포함하고 있고, 화웨이가 다른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미국이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선 교수는 화웨이의 사례로 대표되는 미국의 ‘경쟁 방식’이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나의 기본적인 생각은 기술과 경쟁력을 키워서 경쟁을 해야지, 상대방을 방해함으로써 경쟁우위에 올라서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 정부는 교육과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가 충분하지 않고, 이 부분이 가장 취약하다”면서 “우리는 화웨이를 막을 수가 없고 미국은 발전을 통해서 경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역전쟁 이후에도 세계 양대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의 ‘힘의 균형’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선교수는 “중국은 더 부유해지고 투자를 늘리고 있는 반면, 미국은 정치적 문제와 함께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이렇다할 전략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강력한 경제를 갖고 있고, 차후에는 군사 전략을 조정하고, 중국과 더 효율적인 경쟁체제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미중 간) 균형은 유지될 것이다”고 밝혔다.

네이선 교수는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무역전쟁 발발 이후에도 중국의 해외 수출은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중국에 부품을 공급하는 우리나라 기업을 필두로 한국의 대중 혹은 대비 수출이 크게 줄어들 여지는 적다는 것이 네이선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정치적 문제에 있어서 한국이 ‘미국이냐, 중국이냐’는 양자택일의 문제에 놓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과거 미국의 한국 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이 대표적이다.

네이선 교수는 “미국이 군사 체제를 한국이나 일본에 배치하거나, 연합 훈련의 강도를 높이게 되면 중국은 이를 자신들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할 것”이라면서 “이 경우에는 한국이 두 나라 중 한 나라의 입장을 지지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