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검사범위 최소화 이어 검사 기관도 엄격하게 제한 연도별 검사계획 금융위 보고 수검기관 연기요청도 가능케 금감원 “법안 심사때 국회서 설명”
금융감독원이 금융사를 대상으로 하는 종합검사에 제동을 거는 법안이 국회에서 잇달아 발의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앞장서고 있다. 시작은 검사 범위 최소화ㆍ금융사에 종합검사 사전통지 등에 머물렀지만, 법률이 정한 기관이 아니면 아예 검사를 나갈 수 없도록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를 표방하고 수검(受檢)금융사 부담 최소화를 공언한 금감원은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4일 금융권ㆍ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 정무위원회 간사인 김종석 의원은 종합검사 대상 기관을 법률에서 정하는 기관으로 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융위원회 설치법 개정안을 전날 발의했다. 금감원은 행정기관이 아닌 특수법인이기에 검사 대상은 법률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아울러 이 안엔 금감원장은 매년 12월말까지 연도별 검사계획을 세워 금융위에 보고토록 했다.
또 검사 대상기관에 업무ㆍ재산 관련 보고를 요구하거나 자료 제출을 할 때엔 각종 요구서를 금감원은 발송하도록 했다. 금감원 직원이 현장 검사를 하려면 사전에 금감원장이 인정한 현장출입검사서를 대상 기관에 보내도록 정하기도 했다. 수검기관의 경우 검사를 받을 수 없을 땐 연기를 금감원에 요청할 수 있게 했다. 금감원 입장에선 종합검사를 위해 거쳐야 할 단계가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앞서 한국당 정무위 소속 김진태 의원도 금감원의 검사 권한 남용 방지를 핵심으로 하는 금융위설치법 개정안을 지난달 초 발의했다. 검사목적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의 검사 실시, 검사 대상 기관에 사전통지하기 전 금융위에 검사계획 수립ㆍ보고 등이 적시돼 있다. 이 법안엔 김종석 의원을 포함해 총 10명의 한국당 의원이 제안자로 이름을 올렸다.
금융당국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 당국자는 “(발의된) 어느 법은 연간 계획을 세워 종합검사를 하라고 하고, 어느 법은 사실상 종합검사를 하지 말라는 취지를 담고 있어 혼란스럽다”고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종합감사와 관련해 최근 발의된 법안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을 정리한 후 정무위 법안 소위가 열리면 국회에 가서 설명할 예정”이라며 “우려하는 사항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무엇보다 특정회사를 겨냥해 무리하게 (종합검사를) 진행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종합검사를 둘러싼 법안에 대한 심사가 원활히 진행될진 미지수다. 국회 파행으로 6월 임시국회 개회가 늦어지면서 상임위별 법안 심사는 ‘올스톱’된 상황이다. 상임위가 열려도 정무위 내 우선처리 대상으로 여야가 합의한 다른 법안들에 밀려 법안 심사 자체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여당 의원들이 한국당 의원들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무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당국의 종합검사는 기존에 정해진 틀 내에서 (정부가)제도를 제대로 운영하는가를 따져야할 문제지, 법을 통해서 규제하고 제한할 사안까지는 아니라고 본다”며 “이제 막 다시 종합검사가 시행된 상황에서 발생하지 않은 부작용을 먼저 우려하는 것보다 재개된 제도가 잘 운영되는 지를 살펴본 후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승환ㆍ배두헌 기자/ni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