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 3일 서울서 회담
-연합사 평택기지 이전 합의
-전작권 전환, 미래연합사 논의
-미래연합사령관, 합참의장 아냐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과 미국 국방부는 3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행사할 미래연합군사령관을 별도의 한국군 대장으로 임명하기로 했다. 전작권이 전환되면 현재의 한미연합사 부사령관(한국군 대장)직이 있을 필요가 없어진다. 그러나 군은 사실상 현재의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미래연합사령관으로 올리는 방안에 합의, 한국군의 대장 자리 1석을 없애지 않기로 했다.
또 서울 용산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한미연합 본부를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기로 했다. 원래 서울 용산의 주한미군 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연합사도 평택으로 내려가기로 돼 있었으나, 박근혜 정부 시절 한미연합사를 다시 서울에 존치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다시 연합사가 평택 기지로 내려가게 된 것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은 이날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열고 이런 내용의 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언론보도문을 발표했다.
양국 장관은 회담에서 ‘미래연합군사령관’은 한국 합참의장을 겸직하지 않는 별도의 한국군 4성 장군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합동참모본부와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런 방안을 양국 국방부에 건의했다.
원래 전작권 전환 시기는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에 2012년 4월 17일로 못박은 바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15년 12월 1일로 연기했고, 박근혜 정부 시절 다시 2020년대 ‘중반쯤’으로 연기하고 한국군의 연합훈련 주도 능력이 갖춰졌다는 조건을 전제로 전환하자고 합의했다. 이와 함께 한미연합사의 서울 용산 존치가 결정됐다.
미래연합군사령관은 전작권을 행사하는 임무를 맡는다. 애초 합참의장 또는 지상작전사령관 등이 겸직하는 방안이 검토됐다가 최근에 별도의 대장 직위로 두는 쪽으로 결정됐다.
◆연합사도 평택 이전…합참의장, 미래연합사령관 아냐=미래연합군사령부 체제로 바뀌면 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한국군 대장) 직위는 없어지는데, 이때 남게 되는 대장 자리 1석을 미래연합군사령관 몫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양국 장관은 현재 용산기지에 있는 연합사 본부를 평택 미군기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서울 용산 미군기지 소재 연합사 본부는 용산 미군기지 공원화 계획에 따라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게 됐다. 그러나 올해 새로 부임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평택 이전을 선호한다는 의견을 우리 군에 전달하면서 평택기지 이전으로 급선회했다.
국방부는 “이러한 조치가 연합사의 작전 효율성과 연합방위태세를 향상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양국 장관은 연합사 본부를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연합사 대비태세와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용산공원 조성사업의 원활한 진행이 보장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정 장관과 섀너핸 대행은 연합사 본부의 캠프 험프리스 이전에 따른 실무 사항은 한미 공동실무단을 운영해 구체화하기로 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아울러 양국 장관은 하반기에 조정된 연합연습을 시행하기로 하고, 앞으로 시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기로 했다.
이 연합연습은 한국군 대장 주도로 오는 8월 ‘19-2 동맹’ 이름으로 실시될 연합위기관리연습(CPX)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연습인 ‘프리덤가디언(FG)’을 대체한 이 연습에서는 한국군의 전작권 행사 능력을 평가하는 최초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이 이뤄진다.
국방부는 “양 장관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 충족에 있어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음에 주목하면서, 올해 후반기 미래 연합군사령부의 기본운용능력(IOC) 검증 결과에 기대감을 표명했다”면서 “특히 전작권 전환이 한미동맹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양국 장관은 올해 3월 실시된 전반기 동맹연습(19-1)이 현행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함과 동시에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회담 결과를 계기로 프리덤가디언 연합연습이 종료됐다는데 합의했다.
국방부는 “정 장관과 섀너핸 대행은 최근 한반도 안보상황 평가를 공유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양국의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는 공약을 재확인했다”면서 “양 장관은 북한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에 대한 정보공유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한 공조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군 대장 1명 자리 지켜…사실상 연합사 부사령관→사령관 체제=이번 회담은 섀너핸 대행이 지난 1월 부임한 이후 4월 워싱턴D.C.에 이어 두 번째다. 섀너핸 대행은 부임 후 이번에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섀너핸 대행은 회담 시작 전 모두발언을 통해 “계속 변화하는 역동적인 세계 속에서 단 하나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그것은 철통같은 한미동맹이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심축이라는 것”이라며 “한미 간 신뢰는 70년 전 한국전쟁 속에서 맺어졌고,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오는 중요한 동맹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함께 상호 간의 안정에 도전을 가하는 북한의 모든 행동을 감시해갈 것이다. 우리 전력은 완전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과 규칙을 책임 있게 준수할 때까지 제재를 철저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올해 후반기에 계획된 전작권 전환을 위한 최초 IOC(기본운용능력) 평가는 전작권 전환 준비 여건을 보장하는 최초 검증”이라며 “이를 계기로 양국 국방당국 간의 협력은 더욱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9.19 군사합의 이행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의 실질적 완화와 남북간 신뢰구축을 위한 기반을 제공해줬다”면서 “국방부는 이런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9·19 군사합의를 지속 이행할 것이며 올해 계획된 합의사항들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데 제반 준비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