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소방차 출동과 소방 활동을 방해하는 불법 주정차 차량 파손을 놓고 찬반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시민들은 불법주차 차량에 대한 재산권보다 시민 안전 확보가 우선인 것으로 압도적 의견을 나타냈다.
서울시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온라인 시민참여 플랫폼인 ‘민주주의 서울’(democracy.seoul.go.kr)에서 긴급 소방 활동에 방해가 되는 불법주정차 차량 파손 여부에 관한 찬반을 의견을 물었다.
이번 조사에는 시민 1040명이 참여했으며 이중 1019명(98%)은 “긴급 소방 활동을 방해하는 불법주차 차량을 부숴도 된다”고 했다. 반대는 13명(1%)였다. 기타는 8명(1%)으로 나타났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시민들은 “불법주차 차량에 대한 재산권보다 인명이 우선하는 게 당연하다”, “본인 재산도 중요하지만 다른사람 재산도 중요하다. 일부러 파손하는 게 아니라면 적극 찬성한다”, “사람의 생명이 자동차보다 우선시 될 수 없다”, “불법 차량 지키려다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며 적극적인 찬성 의견을 밝혔다.
시는 지난달 4일 소방 활동에 방해가 되는 불법주정차 차량에 대한 강제처분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화재발생시 소방차가 화재현장에 5분 안에 도착해 진압해야 효과적이지만 그간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화재 현장 도착과 진압이 지연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례로 2015년 의정부 아파트 화재 시 출동한 소방차가 아파트 진입로 양옆에 늘어선 20여대의 불법 주차 차량으로 인해 10분 이상 현장 진입이 지연됐다. 사망 5명, 부상 125명이 발생했다.
또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에도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굴절사다리차의 진입이 늦어지는 바람에 29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을 입었다.
시 관계자는 “의정부 아파트 화재나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등의 사례를 통해 대부분의 시민들이 개인의 재산보다 생명권이 우선한다는 부분에 많은 공감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재 진압을 방해하는 주정차 차량에 대해 강제집행할 수 있는 근거는 마련돼 있다. 소방기본법 25조 3항이다.
소방본부장, 소방서장 또는 소방대장은 소방활동을 위해 긴급하게 출동할 경우 소방자동차의 통행과 소방활동에 방해가 되는 주차 또는 정차된 차량, 물건 등을 제거하거나 이동시킬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소방 활동을 위해 차량을 파손한 사례는 없다. 사회적 합의가 아직 부족하다보니 개인의 재산권 침해가 발목을 잡아왔기 때문이다.
반면 선진국 영국은 2004년부터 소방관이 화재진압과 인명구조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차주의 동의없이 차량을 옮기거나 파손할 수 있는 ‘화재와 구출서비스법’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역시 승용차 창문을 깨고 수관을 연결하거나 소방차 이동시에 승용차 범퍼를 파손한 사례가 많이 알려져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