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구조조정 업무 이관 産銀은 정책금융 강화에 집중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가 자산 1조원 규모의 자산관리회사(AMC)로 6월 출범한다. 산은이 관리하던 회사 중 가장 큰 대우건설을 먼저 넘겨받기로 했다. 구조조정 업무를 전문 자회사로 이관하고 산은은 혁신성장 기업 지원 등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이동걸 산은 회장의 로드맵이 구체화되고 있다.

13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르면 다음달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 둥지를 틀고 자산 규모 1조원 회사로 설립될 예정이다.

산은은 대우건설 재무 구조조정 과정에서 약 2억1093만 주를 보유하게 됐다. 지분율 50.75%로, 최대주주다. 산은은 KDB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하는 대우건설 펀드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넘길 계획이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의 사업 구조조정 등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산은이 출자사를 관리하는데 한계로 지적됐던 전문 인력 부족, 매각 한계, 출자사의 공기업화 등을 보완해 투자회수(exit)에도 성공한다는 목표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KDB인베스트먼트는 사모펀드(PE), 구조조정, 컨설팅, 인수합병(M&A) 전반에서 다양한 업무 경험을 갖춘 외부전문가 수혈에 나섰다. 산은에서 넘어가는 인력은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대현 전 수석부행장 등 2~3명 정도다. 구조조정본부 투자관리실의 이종철 단장 등이 함께 이동해 대우건설 밸류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산은 PE실 운영자산의 절반을 차지했다. 산은은 한진중공업(16.1%)도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우건설과 한진중공업은 넘겨도 PE실은 현대상선(13.1%), 금호타이어(7.43%) 등 140여개에 이르는 출자사 운영이 남는다. 당장의 조직변화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KDB인베스트먼트 출범에 따라 향후 PE실 성격은 크게 바뀔 수순이다. 재무 구조조정 업무보단 PE실 본연의 업무로 돌아갈 전망이다. 이는 이 회장이 누차 강조한 ‘산은 정책금융 역할 강화’와도 맥을 같이한다.

관건은 KDB인베스트먼트의 독립성 유지다. 펀드를 조성해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고, 사업 구조조정에 실패하면 또다시 산은이 자금 지원에 나서는 악순환이 전개될 수도 있다.

산은 관계자는 “KDB인베스트먼트는 외부 인력 채용이 마무리되는 데로 설립될 것”이라며 “AMC의 관리 기업, PE실의 변화 등은 아직까지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