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제출 명령받은 대웅제약, “성실히 임하겠다” 제소측 메디톡스 “ITC가 의심할 만 하다 여긴 것” 15일까지 양측이 상대에 요구한 자료 상호 전달해야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미국 FDA(식품의약청)의 허가를 받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 제소사건을 조사중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증거개시(Discovery)’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증거개시는 법적 분쟁을 벌이는 양측이 모든 증거 정보를 공개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자료로 삼는 절차로, 일방당사자가 보유하고 있는 소송 관련 정보 및 자료를 상대방이 요구하면 제출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대외비라도 증거개시가 정해지면 공개해야 한다.
지재권 침해를 주장하는 메디톡스의 제소로 진행된 ITC 재판의 증거개시 결정과 관련, 대웅제약측은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고, 메디톡스측은 “ITC판사가 뭔가 의심스러운 것이 있음을 감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간 대웅제약은 “이미 FDA 허가까지 받은 신약에 대해 제소하는 것은 해외진출때 흔히 보는 경쟁사의 발목잡기”라면서 증거가 될 정보 제출을 선제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ITC의 이번 증거개시 결정으로 대웅제약은 오는 15일까지 나보타(미국 수출명:주보)의 균주 및 관련 서류와 정보를 메디톡스가 지정한 전문가들에게 제출해야 한다.
메디톡스의 ITC 제소를 담당하고 있는 미국 현지 법무법인 클리어리 가틀립 스틴 앤 해밀턴(Cleary Gottlieb Steen & Hamilton)은 “ITC 행정판사(the Administrative Law Judge)는 보툴리눔 균주와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대웅제약 측의 요청을 거부했다”며 “메디톡스가 지정한 전문가에게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를 검증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하고 관련 서류와 정보를 제공토록 명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과학적으로 공정하게 검증할 수 있는 복수의 국내 및 해외 전문가를 ITC에 제출했으며, 나보타의 균주 및 관련 서류와 정보를 확보해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분석 등 다양한 검증 방식으로 대웅제약의 불법 행위를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웅제약이 타입 A 홀 하이퍼(type A Hall hyper) 균주를 용인의 토양(마구간)에서 발견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구임이 증명될 것”이라며 “이는 출처가 불분명한 보툴리눔 균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20여개가 넘는 국내 기업들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증거수집 절차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증거개시 결정에 따라 메디톡스로부터 균주 관련 정보를 제공받아 실체를 직접 확인하고 확실한 검증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고 자신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제조방법 뿐 만 아니라 균주와 관련되어서도 상대방의 모든 허위 주장을 입증하고 분쟁을 완전히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법원에서 진행 예정인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포자 감정을 통해 메디톡스의 허위 주장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메디톡스는 올해 2월 미국 앨러간 사와 함께 메디톡스 전(前)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훔쳐 대웅제약에 제공했다는 내용으로 대웅제약과 이 회사 미국파트너 에볼루스의 불법 행위에 대해 ITC에 제소했다. ITC는 내부 검토를 거쳐 지난 3월 1일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한국 두 기업이 맞붙은 이번 분쟁은 미국내 두 기관이 같은 결정을 낼 지, 아니면 다른 결정을 낼 지 주목된다는 점에서도 업계의 핫이슈가 되고 있다.
ITC의 증거개시 결정에 대해, 일각에서는 메디톡스가 조금 더 유리해졌다는 관측도 있으나, 이는 절차적, 형식적인 것이지, 내용 판단에 관한 것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