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노동시장 경직 수많은 규제로 기업환경 파괴 최근 6년간 ‘유턴기업’ 52곳뿐
해외 진출기업 96% “계획없다” 일자리 창출 위한 지원책 절실 연어는 고향의 냄새를 간직하고 사는 어류로 2~3년 정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산란을 위해서다. 이런 연어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산란할 수 있는 환경이 파괴됐기 때문이다.
기업 환경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일할 수 있는 환경만 조성되면 해외로 나가있는 국내 기업들이 돌아오게 마련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노동시장 경직성 등 국내 기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해외로 진출했다가 돌아오는 이른바 ‘유턴 기업’이 사라지고 있다. 하물며 국내 대기업 공장마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기사 12면 일각에서는 해외로 빠져 나간 국내기업들이 ‘유턴’할 수 있는 방안이나 국내 기업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현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일자리 창출과도 직결된다.
▶유턴기업 100곳 유치 ‘공허한 메아리’= 9일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실의 ‘유턴기업’ 현황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로 돌아온 기업은 57개에 불과하다. 정부는 작년 11월 인센티브를 확대한 유턴기업 종합지원대책을 내놨지만 3월까지 5곳에 불과했다. 또 57개 기업 중 25곳은 아직 공장가동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돌아오고 싶어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은 국내 높은 인건비와 노동시장 경직성, 각종 규제 등이 큰 장벽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경제연구원의 여론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경연은 지난해 말 매출 기준 1000대 제조업체 둥 해외사업장을 거느린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96%가 “국내 유턴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국내 유턴을 고려하는 기업도 1.3%로 2개사에 불과했다. 그나마 국내사정이 개선되거나 현지 사정이 악화될 경우 유턴을 고려할 수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2.7%로 4곳 뿐이었다. 국내 유턴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는 ▷해외시장 확대(77.1%) ▷국내 고임금 부담(16.7%) ▷국내 노동시장 경직성(4.2%) 순으로 조사됐다. 유턴기업 확대를 위한 과제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29.4%),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완화(27.8%), 비용지원 추가확대(14.7%), 법인세 감면기간 확대(14.2%) 등으로 나타났다.
▶유턴기업 유치가 일자리 창출 ‘첫 발’= 국내에서 빠져나가는 기업들을 잡기위한 당근책도 당연히 필요하다.
최근 LG전자가 35년간 가동해 온 평택 스마트폰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키로 한 가운데 공장 이전의 이유는 인건비를 포함한 생산원가의 절감이다. 2019년 최저임금 기준으로 보면 베트남 노동자의 월급은 20만원 수준이다.
국내 대기업의 해외 공장이전은 수많은 일자리와 연관된다.
국내 대기업이 생산 공장을 이전하면 주요 부품 및 소재를 현지에서 조달하게 돼 국내 제조업에 타격을 주게된다. 이를 위해 대기업 협력업체들이 동반 해외진출을 하게 돼 일자리에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한경연에 따르면 2016년 6월말 기준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의 현지 고용 인력이 338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체 기준으로 286만명이다. 이들 기업 중 10%만 복귀해도 약 29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글로벌 경제환경에서 제조업의 해외투자는 기업 생존을 위해 최적의 생산지를 찾아가는 것으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국내 제조업 공동화와 일자리 감소 등과 같은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작년 말 정부가 유턴기업종합지원책을 내놓고 인정 범위와 인센티브의 질적 부분 등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실효성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며 “규제완화 등 국내 경영환경 개선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좀 더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국내 기업 환경 개선을 통해 유턴기업이 활성화된다면 국내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제구조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환 기자/att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