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은 공범 인정하고 횡령 혐의 무죄 선고했지만 2심은 정 반대 판결 -계약 등의 이유 없이 계좌 들어온 돈은 인출 말고 보관해야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입금한 돈이라고 해도, 이유없이 들어온 돈을 무단으로 썼다면 횡령죄로 처벌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부(부장 한정훈)는 횡령 혐의로 기소된 황모(25)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황 씨는 보이스피싱 사기범행과는 무관하므로 이체된 사기피해금을 피해자를 위해 보관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그 돈을 임의로 인출한 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황 씨가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의 공범으로 기소되지 않았고, 전달책 검거에도 협조했으므로 공범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송금ㆍ이체의 법률적 이유 없이 본인 계좌에 엉뚱한 돈이 들어온다면 송금의뢰인에게 반환해야한다. 계좌 명의인은 송금 의뢰인을 위해 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개인 이득을 위해 인출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이는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된 계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황 씨는 2016년 보이스피싱 일당에 본인 통장 사본과 비밀번호를 넘겼다. 그 후 황 씨 계좌에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입금한 돈 1000만원이 들어오자 인출, 증권계좌에 이체하거나 개인적인 채무변제에 사용했다. 그는 수사단계에서부터 ‘대출에 필요하다는 성명불상자의 요구에 따라 통장사본을 팩스로 송부하고 비밀번호를 알려줬을 뿐’이라며 범행 가담을 일관되게 부인했다.
반면 1심은 황 씨가 보이스피싱 사기의 공범이므로 별도의 횡령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봐 무죄를 선고했다. 공범이라면 자신이 가담한 범행의 결과로 돈이 들어온 것이므로, 피해자와 위탁관계가 없어 횡령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적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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