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에 이어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해 두 곡이나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올랐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우리나라 드라마 <킹덤>은 아시아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100위권에 진입한데다 1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한류 성공스토리는 끝이 없어 보인다. 과연 그럴까? 빌보드와 넷플릭스가 없었다면 한국 엔터테인먼트는 세계시장에서 명함도 못 내밀었을지 모른다. 시장규모로 보더라도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시장점유율은 미국 엔터테인먼트의 1/10에 불과하다. 일본을 따라잡기도 벅찬데 중국의 성장세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금은 성공에 도취할 때가 아니라 하루빨리 2위로 도약할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1913년 헨리 포드는 컨베이어벨트식 조립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레드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를 도입함으로써 경영에 일대 혁신을 몰고 온다. 노동생산성만 높일 수 있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두 배로 지급해도 더 많은 경영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헨리 포드는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실제로 하루 노동시간을 10시간에서 8시간으로 단축한다. 임금도 당시 자동차업계 평균의 두 배에 해당하는 일당 5달러를 지급한다. 그야말로 자본주의 2.0시대를 미리 보여주었던 것이다. 1920년대 중반 포드자동차는 T형 자동차(Model-T)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68%를 장악한다. 컨베이어벨트식 조립생산 시스템과 시장 장악 덕분에 850달러였던 T형 자동차의 가격은 불과 10년 만에 반값인 450달러로 떨어진다.
후발주자인 제너럴모터스(GM, General Motors)의 알프레드 슬로안(Alfred Sloan)은 헨리포드의 약점을 파고든다. 포드자동차의 T형 자동차를 산 소비자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검정색 단 한 종류의 색상에 폭이 좁은 타이어를 장착했다. 마이카 시대를 여는 데에는 최적이었지만 자동차로 개성을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926년 제너럴모터스는 부드럽고 유연한 디자인의 자동차 ‘쉐보레’(Chevrolet)를 출시하면서 고객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색상도 고를 수 있도록 한다. 제너럴모터스는 자동차 스타일도 매년 바꾼다. 선두주자인 헨리 포드의 기술경영에 후발주자인 알프레드 슬로안은 디자인 경영으로 맞선 셈이다. 헨리 포드가 20년 앞서 자본주의 2.0을 보여주었다면, 알프레드 슬로안은 60년 앞서서 자본주의 3.0을 보여주었다.
헨리 포드는 알프레드 슬로안을 비판한다. “자동차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용 모자 장사를 하고 있다”. 소비자가 자동차 색상을 선택할 수 있게 한 제너럴모터스의 디자인 경영을 여성용 모자 장사로 폄하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헨리 포드는 실용적이고 표준화된 T형 자동차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1927년 스타일리쉬한 A형 자동차(Model-A)를 출시한다. 그리고 헨리 포드는 다음과 같이 말을 바꾼다. “디자인이야 말로 자동차에 손으로 만들 수 없는 힘을 실어주고, 전혀 새로운 예술을 창조한다.”
1950년대에 제너럴모터스는 미국 자동차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업원을 거느린 최강의 자동차 회사로 성장한다. 제너럴모터스의 전성시대를 연 것은 매력의 신화였다.
후발주자 한국 엔터테인먼트가 선두주자를 추월할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소비자가 절대 뿌리 칠 수 없는 매력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래야 거대공룡 미국 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최석호 서울신학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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