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금융까지 파장 미칠수 전력 열세, 5년전엔 백기' 대기업 맹점 줄줄이 대기 '금융위+공정위' 지원 기대 [헤럴드경제=서경원ㆍ배두헌 기자]수수료율 인상을 둘러싼 현대자동차와 카드사간의 ‘혈투’가 5년만에 재현되고 있다. 지난 2014년 벌어진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에 국한돼 카드사들이 백기를 들었지만, 이번에는 그럴 수 없는 형편이다. 이번 대결은 전체 대형가맹점 협상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밀리면 연패(連敗)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5년 전에는 현대차는 카드사에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며 관철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당시카드사들은 적격비용 이하로 수수료율을 낮추는 것은 여신전문금융법 위반이라며 반발했고, 양측이 거래 중단도 불사하겠다며 석달 간의 장기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결국 현대차에 유리한 1.5% 수준의 수수료율로 인하가 이뤄졌다.

이번에도 첫 양상은 비슷하다. 카드사에서 먼저 수수료율 인상을 통지했고, 현대차는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며 계약해지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현행 카드사 약관은 카드사가 일방적으로 수수요율 인상 단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카드로선 큰 고객인 현대차와의 거래 중단이 실적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한 대형카드사의 경우 현대·기아차의 물량이 전체 신용판매 취급액에서 2%가량을 차지한다. 특히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으로까지 불이 옮겨붙을 수 있다. 신한·삼성·KB국민·롯데카드는 신용카드로 일시불 결제시 그 금액만큼 카드사 대출로 전환한 후 이를 분활해 상환하는 할부금융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기준 카드사들의 신차금융 자산은 8조5000억원 규모다.

이번 협상이 결렬될 경우 신한·삼성·KB국민·하나·롯데카드를 갖고 있는 소비자들은 현대·기아차 구입시 구매액의 약 1% 상당의 카드 포인트 적립을 못한채 계좌이체나 현금결제를 해야 한다.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카드가 그 틈을 노려 점유율 확대를 꾀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은 예전처럼 쉽게 무릎을 꿇기 어렵다. 현재 통신사와 대형유통사 등 다른 대형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자칫 현대차에 ‘백기’를 드는 모양새가 되면 다른 업체들과의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는 대형 가맹점별 개별 여건을 적용한 별도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어 현대차와 다른 업체와의 협상을 동일시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현대차 특성상 볼륨이 가장 크고 전체 협상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는 점에선 다른 업체에 도미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울며 겨자먹기로 실시한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덮친 격으로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까지 검토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생존을 위해서도 쉽게 백기를 내걸 수 없는 처지다.

카드사들은 힘에서 현대차 등 대기업에 열세인 만큼 당국이 나서주기를 바라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이 나선다고 해도 승부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5년 전엔 금융감독원이 현대차를 검찰 고발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며 현대차를 강하게 압박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대기업에 대한 영향력이 큰 공정위가 금융당국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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