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방망이 처벌 속 폭행사건 증가 추세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지난달 31일 오후 5시 44분께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의사 A(47) 씨에게 진료를 받던 조울증 환자 박모(30) 씨는 33cm에 달하는 긴 흉기를 꺼냈다.
당황한 의사 A 씨는 진료실 밖으로 도망쳤지만, 박 씨는 흉기를 들고서 그를 따라 왔다. 그리고 수차례 A 씨의 가슴을 찔렀다. 박 씨는 간호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A 씨는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오후 7시30분께 사망했다.
A 씨는 자살방지를 위해 힘써왔던 인물이었다. A 씨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남긴 “삶의 가장 힘겨운 밑바닥에 처한 사람들이 입원해 있는 곳이 정신과다”라는 문장은 누리꾼들에게 화제가 됐다. 박 씨의 범행은 더욱 큰 공분을 샀다.
2018년은 의사들에게는 시련의 해였다. 의사를 대상으로 폭행사건이 해마다 급증했다.
지난해 6월까지 의료진을 상대로 한 폭행은 582건이 발생했다. 2018년 전체를 놓고 봤을 때는 2017년 893건, 2016년 578건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의사를 대상으로 한 폭행은 늘어나는 추세다.
많은 사건은 실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전북 익산에서 민취한 40대 남성 임모(46) 씨가 의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임 씨는 손가락이 부러져서 병원 응급실을 찾았는데, “의사가 자신을 비웃는다”며 폭행했고, 의사는 전치 3주의 코뼈골절 부상을 입었다.
같은달 경북 구미에서도 한 남성이 만취상태에서 둔기로 의사의 머리를 내리찍어, 의사가 정수리가 찢어지는 전치 3주 부상을 입었다.
주취자가 아닌 환자가 의사를 폭행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달 31일에는 인천 가톨릭대 성모병원에서 손을 다친 지인의 보호자로 병원을 찾은 B(34) 씨가 응급실 의사 C(34) 씨를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B 씨는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 화가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의사 폭행이 점차 늘어나는 현상을 전문가들은 ‘계단효과’라고 설명한다. 사회적 문제에 대한 법적인 제재와 처벌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문제가 점차 늘어나고 심각해지는 것이다. 실제 점차 늘어나던 의사 폭해이 결국 정신과 의사의 사망으로 이어진 현실은 이같은 문제를 방증한다.
2016년 ‘의료인 폭행방지법’이 징역 5년 이하, 5000만원 벌금형으로 강화됐지만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중론이다.
의사를 폭행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의 벌금, 중상해의 경우 3년 이상의 징역, 사망의 경우 무기 혹은 5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됐고 1월내 공표를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