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경기 하강국면이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통계청이 올 3월께 경기 사이클 상 우리경제가 2017년 중반을 고비로 수축 국면에 진입했는지 여부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에 나설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는 1970년대 이후 진행돼온 경기 사이클 상 지난 2013년 3월을 저점으로 시작된 제11순환기에 있다. 경기 순환기는 저점에서 상승하기 시작해 정점을 거쳐 다시 하락해 저점을 확인하는 것으로 순환이 마무리된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013년 3월부터 시작된 11순환기가 50여개월만인 2017년 중반을 정점으로 확장국면을 끝내고 이미 수축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1972년 3월을 저점으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경기순환은 2013년 3월 저점을 확인하기까지 모두 10차례의 순환을 거쳤다. 10차례에 걸친 경기순환의 확장국면은 평균 31개월, 수축국면은 18개월로 1차례의 순환에 총 49개월이 걸렸다.
현재는 2013년 3월을 저점으로 시작된 제11순환기에 있으며, 부분적인 등락을 거치며 최장의 경기 확장국면을 경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초저금리 및 양적 팽창 정책에 힘입어 세계경제가 매우 완만한 회복세를 상당 기간 이어가면서 우리경제도 완만한 확장을 지속했던 셈이다. 하지만 경기 사이클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인 경기선행 및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017년 상반기를 피크로 이미 하락세에 진입해 국면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017년 5월 100.7을 고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해 11월엔 98.2에 머물렀다. 이는 2009년 5월(97.9) 이후 9년 6개월만의 최저치치다. 지난 1년 반동안 단 한차례의 반등도 없었으며, 지난해 4월부터는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비슷하다. 선행지수는 2017년 7월 101.2를 피크로 거의 1년반 동안 정체와 하락을 반복하다 지난해 11월에는 98.6으로 2009년 4월(98.5) 이후 9년 7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는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런 지표들을 근거로 경제전문가들은 2017년 5월을 정점으로 제11 경기순환기의 확장국면이 마무리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판단이 정확하다면 2013년 3월을 저점으로 시작된 11번째 확장국면이 가장 긴 50여개월만에 끝난 셈이다.
경기 순환기를 확정해 공표하는 통계청은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후반 발표된 경기지표는 잠정치로 이들 지표의 확정치가 나오고, 한국은행의 2018년 국내총생산(GDP) 집계가 발표되는 올 3월께 경기국면 전환 여부의 판단에 나설 계획이다. 최종적인 판단과 공식 발표는 그로부터도 상당기간 걸린다. 이전에도 2013년 3월의 저점 발표가 그로부터 3년여 후에 이뤄졌다.
물론 경기국면이 전환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해서 경제상황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경기국면의 판단은 실물경기 움직임에 후행하는 것으로, 사실 이를 지표로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기업과 가계 등 경제주체들은 경제상황 악화를 이미 체감하고 있기도 하다. 또 과거에는 경기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컸으나 2010년대 들어 그 진폭이 크게 축소돼 경제상황의 급전 가능성도 낮아졌다.
그럼에도 경기가 수축국면으로 진입했다는 것이 공식 확인될 경우 정부 경제정책이나 한은 통화정책 방향이 여기에 맞춰져 조정될 수 있다. 기업들의 투자 판단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경제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셈이다. 통계청은 내년 3월께 경기 국면전환 여부에 대한 판단에 나서 가능한 빨리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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