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수주 3조3000억원…기대치 상회 - 필리핀 수리온 수출 협상 재개ㆍ국방위성 수주 등으로 악재 털까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올해 당초 기대치보다 8000억원 가량 많은 수준인 3조3000억원 수주를 이뤄내며 부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마린온 사고와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 수주 고배 등 연이은 악재로 한때 위기설까지 불거졌지만 수주나 매출 면에서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KAI는 내년에는 기존 경쟁력을 보유한 항공사업과 최근 관심이 높아진 우주사업 두 날개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김조원 KAI 사장은 지난 6일 서울 중림동 KAI 서울 사무소에서 열린 ‘2018 한국항공우주 산학위원회 정책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수주는 3조3000억원 수준으로 당초 기대치를 훨씬 웃돌았다”며 “올해 민수에서 2조2000억~2조3000억원 가량 매출을 거뒀으며, 2019~2020년 매출 목표는 4조원으로 잡고 수주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내년에는 TA-50 전술 입문기 양산에 들어가고 소형무장헬기(LAH) 초도 비행이 상반기 중 예정돼 있다며 “잘 성공하면 효자 노릇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가 개발 중인 LAH는 유로콥터가 제작한 헬기인 EC155를 원형으로, 20mm 기관포와 적 전차 파괴를 목표로 하는 공대지 유도탄 ‘천검’이 탑재된다.
KAI는 수리온을 기반으로 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가 발생하며 중단된 필리핀 수리온 수출 상담을 최근 재개하는 등 수리온 관련 악재에서도 차츰 벗어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육군에서 수리온 비행을 단계적으로 재개하고 있으며, 국방장관이 이용하는 군 지휘기를 수리온으로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이날 필리핀과 수출 상담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도 했다.
김 사장은 “현재 필리핀 수리온 수출 건 기술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록히드마틴이 인수한 시코르스키 등과 경쟁입찰에서 저가 덤핑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KAI는 최근 항공사업 외 우주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우주 개발 시장이 민간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KAI도 국방 프로젝트에 적극 참가하는 한편, 국내외 민간 프로젝트에도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도록 우주기술 산업화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KAI는 지난 5일 ‘425 사업’을 통해 우주사업 역대 최대규모인 5883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425 사업은 주변국 감시 차원에서 전략 감시정찰 자산을 확보하고자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추진 중인 국방 사업으로, 향후 7년간 SAR 위성 및 EO/IR 위성을 국내 연구개발로 전력화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EO/IR 탑재 위성 본체개발도 약 400억원 규모로 계약을 완료했다.
KAI는 그동안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1호에서 7호까지 1톤급 위성과 3톤급 정지궤도 복합위성 개발에 참여해 중대형 위성 본체의 설계와 검증, 핵심부품 제작, 우주 인증, 조립ㆍ시험능력을 확보해 왔다.
KAI 관계자는 “기존 군수 완제기 중심이던 사업을 민항기 기체구조물, 우주, 무인기 등 미래 사업군으로 확대해 성장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