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행장 겸임 여부가 관건 8일 이사회에서 의견 수렴

신설 지주, 보수경영 불가피 예보 잔여지분 매각도 관심

7일 금융위원회의 승인으로 우리금융지주가 부활 궤도에 올랐다. 2001년 국내에서 처음 탄생했던 금융지주사가 잠시 몸집을 줄였다 다시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지배구조 정리, 보수경영, 완전 민영화 등 3대 과제를 안게 된 우리금융은 앞으로 더 분주하게 됐다. ▶지주 회장직 부활…지배구조 변혁=우리금융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는 바로 지주사의 지배구조 문제다. 금융지주 전반을 총괄하는 ‘회장’직이 신설되면, 가장 큰 계열사의 수장인 행장과 어떤 구도로 가느냐가 지배구조 문제의 핵심이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28일 임시주주총회 상정 일정을 고려할 때 지배구조 관련 논의는 2주 후인 오는 22일까지 끝내야 한다. 우리은행은 8일 오전 임시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추인과 지배구조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한 사외이사는 “(손태승 행장을 회장으로) 추대할지, 회장과 행장을 분리해서 공모할지, 분리하되 유력자를 영입할지 등 모든 안을 열어놓고 얘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2주라는 시한을 감안하면 새 인물을 모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도 손 행장이 1년간 회장을 겸하고, 지주사가 안착되면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1년 발 묶인 ‘공격경영’=우리은행의 지주 전환 이유는 비은행 부문 강화로 종합금융그룹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지만, 당장은 오히려 ‘보수경영’을 해야한다. 신설 지주사는 자본비율을 계산할 때 자회사 자산에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을 적용해 자기자본 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당초 은행이 금융지주로 전환하면 은행이 쓰는 내부등급법을 그대로 특례조항이 있었지만, 2016년 일몰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설 지주사는 보통 자기자본 비율이 떨어져 배당, 자회사 편입, 가계여신 등 사업 계획을 대폭 수정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우리금융도) 2020년 초면 내부등급법 승인이 가능해 1년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이 증권이나 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 인수는 202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나마 보험, 증권 업황이 좋지 않아 저가매수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는 우호적이다. 또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신한 등 경쟁자들이 ‘실탄’을 많이 써, 우리가 1년간 체력을 다지면 향후 인수ㆍ합병(M&A) 시장 강자가 될 수도 있다.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게…민영화 완수=우리금융의 큰 그림에는 예보의 잔여지분 18%를 털어내는 ‘완전 민영화’도 남아있다.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려면 ‘정부와의 끈’을 완전히 끊어내야 한다는 게 우리금융 안팎의 시각이다.

우리은행 측은 경쟁력을 강화한 후 배당 등을 통해 예보의 공적자금 회수율을 높이면 예보도 부담을 덜어낼 수 있고, 매물로서의 매력도 높아질 것이란 그림을 짜고 있다. 결국 종합금융그룹으로 얼마나 성장을 하느냐에 ‘완전 민영화’도 달려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계열사를 늘려 실적을 내면 매각이 잘 되겠지만, 실적이 좋지 않다면 지주사 전환 비용만 더 들게 한 셈이 될 수도 있다”며 “현 NH투자증권 같은 좋은 계열사를 다시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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