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최후보루’ 반도체값 폭락…D램 10.7%ㆍ낸드 6.5%↓ -도시바ㆍWD, 日 신공장 장비도입 전격 연기…증산 감속 본격화 -삼성ㆍSK하이닉스도 시황 따라 탄력 운영…실적 타격 최소화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D램 가격이 2년 4개월만에 10% 이상 폭락하는 등 반도체 경기가 본격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국 경제의 최후 보루인 반도체 산업에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50%와 80%에 달해 가격 하락시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이들 기업의 실적이 3분기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로 돌아설 것란 관측이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반도체 고점론이 현실화함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 또한 내년 투자를 조정하고 생산 설비 도입을 연기하고 나섰다. 메모리 가격 하락과 스마트폰 등 IT제품 수요 감소에 따라 증산 속도를 줄여 실적 악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D램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양대축’을 담당하는 낸드 플래시의 세계 2, 3위업체인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이 신공장 생산설비 도입을 연기키로 결정했다.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은 공동운영하고 있는 일본의 욧카이치공장 제6제조동(팹6)에 올해 도입 예정이었던 장비를 내년 봄 이후로 연기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이에 따라 내년 낸드 출하량은 당초 계획보다 10~15% 줄어들 전망이다.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은 전세계 낸드 생산량의 40%를 담당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가격 하락이 본격화한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PC용 DDR4 8Gb)의 지난달 말 고정거래가격은 개당 7.31달러로, 한 달 전(8.19달러)보다 10.74%나 하락했다.
7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낸드플래시(128Gb MLC)는 6.51% 하락하며 4.7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월 3.8%에서 낙폭을 더 키웠다. 낸드 가격이 4달러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내년 시설투자 규모를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삼성전자는 이미 내년 생산 증가계획을 대폭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투자계획에 대해 “내년에는 어느 시점에서 얼마나 증설할지 구체적으로 결정한 바 없다”며 “종합적 라인 운영과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평택 시설 증설보다는 16라인 낸드를 D램으로 전환하는 방향 등을 지속해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반도체 투자액으로 17조8000억원을 집행했다. 올해 총 투자액은 24조9000억원 수준으로 작년 사상 최고치(27조3000억원)을 약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도 “세계 경기 불확실성과 재고 해소 등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투자 지출 규모가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는 연간보다는 분기별로 유연하게 투자계획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준공한 3D 낸드 전용인 M15 공장 역시 활용 속도를시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투자는 사상 최대인 16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까지 8조900억원을 집행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점화돼 있는 메모리 업체들이 감산과 투자연기에 나서면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욜디벨롭먼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반도체기업들의 시설 투자계획 변화는 업황에 즉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도체시장이 빠르게 균형점을 되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업체들이 감산과 투자 연기를 시황 회복과 연결시키려고 한다”며 “시황 악화가 장기화하면 이들 업체들은 장비 반입을 지속적으로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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