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의 자금조달로 소수의 기관투자자만 수혜 - VC의 주가 관리 없고 배당도 적어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벤처캐피탈(VC)들이 코스닥 시장에 ‘줄입성’하며 기업 자금 조달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이런 VC들의 연이은 상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공개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기업치곤 VC들의 정보 제공 수준이 빈약한 데다, 일반 투자자가 아닌 소수의 기관 투자자 이익만 생각하는 VC들의 행태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V인베스트먼트는 최근 공모가 7000원을 확정하고, 내달 초 코스닥 시장 상장에 나선다. SV인베스트먼트는 린드먼아시아의 뒤를 잇는 올해 두번째 VC 상장 기업이다. 나우아이비캐피탈(나우IB)을 비롯해 KTB네트워크, 미래에셋벤처투자, 네오플럭스, 아주IB투자, 이앤인베스트먼트 등 중대형 VC들 역시 이달 초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입성을 예고한 상태다.
VC는 ‘전주(錢主)’ 역할을 하는 기관(연기금 등)의 자금을 끌어들여 사모(49인 이하) 형태 펀드(투자조합)를 만들고 이를 운용해 수익을 내는 회사다. ‘전주’인 소수 기관의 자금을 운용하면서 ‘운용 보수’를 받고, 높은 수익을 내면 여기에 따른 ‘성과 보수’를 추가로 받는다. 물론 운용을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보유한 자금을 다른 투자처에 넣어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러한 사업모델을 지닌 VC들의 ‘공개 시장’ 입성이 주주가치와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우선 VC들이 소수 기관을 위한 ‘사모’ 투자를 하다보니, 투자내역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불특정 다수에게 자금을 조달해 놓고는, 불특정 다수에게는 ‘자금 사용처’를 잘 알려주지 않는 것이다.
VC 관계자는 “계약상 투자 정보를 공개할 수 없으며, 투자 내역 공개가 자금을 제공한 기관의 이해관계를 깨뜨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공개시장을 통해 마련된 자금이 ‘소수의 기관들 이익’에만 집중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VC는 펀드를 운용하면서 ‘전주’인 기관이 손실을 보지 않도록 잘 관리하겠다는 뜻에서 전체 출자금의 1% 이상을 반드시 펀드에 투입하도록 돼 있다. 100억원 규모 펀드를 VC가 운용하면, 이 펀드에 VC가 자기돈 1억원 이상을 반드시 투입해야 한다는 뜻이다. VC가 자체 자금으로 다른 펀드의 ‘전주’ 역할을 하는 경우에도, 다른 ‘큰손’ 기관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 역시 문제로 꼬집힌다.
업계 관계자는 “공개시장의 ‘전주’인 일반투자자에게는 돈만 조달하고, 그 이후 책임질 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기관투자자의 입맛만 생각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VC들이 입성한 후 ‘주가 관리’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올해 첫 VC 상장 기업인 린드먼아시아는 상장 첫날(3월14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1만6900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내림세로 돌아섰으며 이달 26일 현재(종가기준) 67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상장 이후 60%가량이나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이전에 미리 상장돼 있던 에이티넘인베스트ㆍ큐캐피탈ㆍ우리기술투자 등 역시 지난해 9월 이후 정부 정책에 따른 VC 수혜 ‘테마’ 기대감에 동반 급등한 적은 있으나, 이를 제외하곤 수년간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상장 이후 VC들은 주주를 위한 배당에도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큐캐피탈은 2016년과 지난해 각각 당기순이익 27억원, 96억원을 거뒀지만 두해 연속 배당금이 전혀 없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최근 5년간 꾸준히 배당을 하고 있지만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이 10~20%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 평균 배당성향이 30%를 넘어섰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들 VC의 배당은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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