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천)=박건태 기자] 탁구경기에서 볼이 멀리 도망가면 가까운 쪽에 있는 선수가 가서 줍는다. 복식의 경우 팀워크를 중시하는 까닭에 동료가 볼을 주우러 이동하면 함께 움직이기도 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게 영 '구식'이다. 모든 체력을 경기에 쏟아부어야 할 선수는 경기 외적인 곳에 힘을 낭비하는 것이고, 팬이나 심판 등 경기를 지켜보는 쪽에서는 '타임 로스(time loss)'가 발생한다. 그래서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탁구리그 T2는 '볼키즈(일명 볼보이)'를 썼고, 최근 일본오픈도 이를 도입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테니스처럼 코트가 크면 모를까 작은 테이블을 집중해서 봐야하는 탁구에서는 볼키즈는 시선을 분산시키고, 또 어린아이들에게 이런 일을 시킨다는 것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차에 27일 끝난 '김천시 보람상조배 제56회 회장기 전국 남녀 중고학생 탁구대회’는 국내 최초로 '볼 줍는 심판'을 도입했다. 경기 중 볼이 멀어지면 선수는 줍지 않고(가까운 곳의 볼은 예전처럼 줍는다), 심판이 던져주는 새 공으로 플레이를 속개한다. 게임(세트)이 끝나고 선수들이 코치와 이야기를 하는 동안 주심과 부심이 볼을 수거한다. 탁구심판은 관례상 정장을 입는다. 중후한 모습의 탁구심판이 볼을 줍는 모습은 그래서 더 인상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기 진행속도가 빨라지고, 한층 더 경기에 몰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대두했다. 한국중고탁구연맹의 윤정일 전무는 "심판의 볼수거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다. 처음 도입했는데, 반응이 좋다. 심판님들의 수고가 늘어나 죄송스럽지만 대부분 (심판들이) 기꺼이 동참해주셨다. 특히 중고대회는 주니어선수들의 무대인데 어른(심판)이 학생들의 경기에 봉사한다는 이미지가 있어 더 좋았다"고 설명했다. 말이 '볼 줍는 심판'이지 따지고 보면 '선수를 섬기는 심판'인 까닭에 보기 좋은 신선한 시도로 느껴진다. 아래 사진은 경기 중 심판이 볼을 던져주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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