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조각비엔날레 9월4일~10월14일 ‘불각의 균형’ 주제 13國·70명 참여 용지공원엔 ‘遊於藝 마당’ 조성 조각품 감상하고 문화 향유의 공간 성산아트홀서 다양한 재료활용 파격
“미술관에 가면 ‘접근금지’, ‘손대지 마시오’라는 경고문이 참 많다. 비엔날레는 접근의 의미를 뛰어넘어 ‘가지고 노세요’라는 역발상으로 운영된다” (윤범모 2018창원조각비엔날레 총감독)
놀이가 되는 비엔날레는 어떤모습일까. 2018창원조각비엔날레가 오는 9월 4일부터 10월 14일까지 창원시 용지공원, 성산아트홀,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창원의 집 등에서 열린다.
특히 용지공원에는 ‘유어예(遊於藝)마당’이 조성돼 조각품을 감상하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각 도시들이 경쟁적으로 비엔날레를 개최하는 가운데, ‘조각’이라는 장르만을 선별해 보이는건 창원이 유일하다. 창원은 한국현대조각사의 거장을 배출한 도시다. 김종영(1915-1982), 문신(1923-1995)을 비롯 김영원, 박석원, 박종배 등이 창원과 연이 있다.
창원조각비엔날레도 지난 2010년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 당시 추산공원에 동시대 조각가들이 작품을 설치한 것에서 연유해 2012년 제 1회 행사를 가졌다.
올해 창원조각비엔날레 주제는 ‘불각의 균형’(The Balance of Non-Sculpting)이다. 김종영의 ‘불각(不刻)의 미학’과 문신의 ‘균형’을 결합한 것이다. 불각과 균형은 언뜻 보면 모순적이고 역설적인 표현처럼 보인다. “우리사회의 모순적이면서도 공존 지향적인 지표를 염두에 둔 개념”이라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불각은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상태의 추구이고,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태도를 의미한다. 자연스러움과 인위적 존재가 한자리에 공존하는 것이 현대사회의 공존 논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행사는 크게 실외와 실내에서 이루어지며 13개국 70명 작가가 참여한다. 실외는 용지공원에 ‘불각의 균형’이라는 주제로 빔 델보예(Wim Delvoyeㆍ벨기에), 미르치아(Mirciaㆍ루마니아), 폴 샬레프(Paul Chaleffㆍ미국), 울프강 스틸러(Wolfgang Stillerㆍ독일), 구본주(한국), 안종영(한국), 이이남(한국) 등 국내외 작가 작품이 설치된다.
성산아트홀을 중심으로 하는 실내전시는 ‘파격’이라는 부제로 재료와 방법에서 확장을 꾀한 작품과 현대사회에 대담한 담론을 제시하는 작품으로 꾸며진다. 목각, 석조에서 벗어나 흙, 쇠, 소금, 머리카락 등의 재료도 조각으로 활용되고 비디오아트ㆍ미디어아트 등 첨단매체를 활용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임옥상, 임흥순, 손정희, 오순경, 하태범, 강애란 등 동시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참여한다.
본전시외 특별전도 마련했다.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에선 실비아왈드와 김보현 부부작가의 특별전이 열리고, ‘창원의 집’에선 대안공간 루프와 협업을 통해 각국 청년들의 사회적ㆍ심리적 갈등의 단편을 보여주는 미디어아트 작품이 선보인다.
비엔날레 기간엔 ‘세계사격선수권대회’도 동시에 열린다. 2016년 관람객 10여만명을 기록한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창원시가 주최하고 창원문화재단이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개최된다.
이한빛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