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같은 침실·카페 같은 거실… 홈카페·홈캠핑 시장 ‘후끈’

#. 직장인 남모(34ㆍ여) 씨는 과중한 업무 탓에 하루 수면시간이 채 5시간이 안된다. 그렇다보니 숙면에 관심이 커졌다. 남 씨는 침실을 호텔방처럼 꾸며보기로 했다. 호텔에서 숙박할때면 침대와 한 몸이 된듯 깊은 잠에 빠지곤 했던 것이다. 칙칙한 회색톤 침구를 순백의 리넨 소재로 교체하고, 푹신한 쿠션과 은은한 무드등까지 마련했다. 침실이 아늑해지자 생활의 피로도도 덜해진듯 했다.

“피곤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피로사회’다. 현대인의 극심한 피로도를 방증하듯 올해 소비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케렌시아(Querencia)’가 꼽혔다. 케렌시아란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자신만의 안식처를 의미한다. 이같은 케렌시아 실현을 위해 좋아하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집을 꾸미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부터 ‘리빙 페어’를 진행 중인 롯데백화점에서 소비자들이 친환경 원단을 내세운 브랜드의 소파와 쿠션 등을 둘러보고 있다.
9일부터 ‘리빙 페어’를 진행 중인 롯데백화점에서 소비자들이 친환경 원단을 내세운 브랜드의 소파와 쿠션 등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 9일 ‘리빙 페어’가 진행 중인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행사장을 찾았다. 한 원목가구 브랜드 전시장에는 카페 인테리어를 떠올리게 하는 대형 원목 테이블과 벤치 형태의 의자 등이 진열돼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이모(42ㆍ여) 씨는 “평소에 커피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홈카페를 만드는 일에 관심이 생겼다”며 “갖고 싶었던 에스프레소 머신을 산 김에 카페 분위기를 낼만한 테이블과 의자도 보러 다니고 있다”고 했다.

캠핑 관련 블로그를 운영 중인 파워블로거 유병모(35ㆍ남) 씨는 최근 거실을 캠핑장처럼 꾸몄다. 소파와 테이블을 치운 자리에 텐트와 캠핑용 테이블, 간이 의자 등을 설치했다. ‘화룡점정’ 랜턴으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했다.

유 씨는 “토요일에도 업무를 하게 됐을 때 오후에 퇴근하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홈캠핑을 하곤 한다”며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와이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캠핑장에서만큼 힐링이 된다”고 했다.

케렌시아 열풍이 확산되면서 유통가도 관련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홈퍼니싱, 홈캠핑 등 관련 매출은 올 들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신세계몰이 지난 3월 진행한 ‘케렌시아 특별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26% 늘었다. 특히 가구 매출은 79% 급증했다. 온라인쇼핑 G마켓에서도 케렌시아 관련 상품 판매량은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테라스나 앞마당을 카페처럼 꾸미기 좋은 야외용 벤치는 199%, 낮잠을 위한 침대인 ‘데이베드’는 176% 판매량이 늘었다.

이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