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 실시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최근 사회적으로 ‘미투’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약업계 종사자 10명 중 4명은 ‘직장 내 성폭력을 목격하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익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블라인드’가 지난 3월말 사용자 5600여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성폭력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

설문에서 제약바이오 업종 응답자 중 36%가 “직장 내에서 성폭력 목격 및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성폭력 경험 비율로 봤을 때 설문에 응한 53개 업종 중에서 18위에 해당하는 순위다.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인 업종은 언론으로 62%를 차지했다. 이어 영화/콘텐츠(55%), 방송/엔터테인먼트(51%), 가구(50%), 광고(49%), 외식(47%), 병원(45%), 통신(44%), 뷰티(43%), 여행(43%), 은행(42%), 건축자재(41%), 패션(40%) 순으로 나타났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과거부터 전형적으로 남성 중심의 보수적인 성향이 강했던 분야다. 때문에 미투 운동이 벌어지기 전부터 제약바이오 업종에서 성추행 또는 성폭력과 관련된 사건은 끊이지 않고 터져 나왔다.

최근에는 한 다국적제약사 여성 직원이 사퇴를 하며 전체 메일로 이런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해당 제약사는 진상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또 다른 제약사의 여성 임원은 술자리에서 부하 직원과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 문제가 돼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미투 운동으로 인해 사회 전반에서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처벌이 강해지면서 제약업계도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복지부는 최근 발표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개정안에서 제약사 임원이 부하 직원에게 폭행, 모욕, 성범죄 등을 저질러 벌금 이상의 형을 받게되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취소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부당하거나 잘못된 일인 줄 알면서 인사상 불이익 등 피해가 두려워 밝히지 못했던 것들이 분명 있어 왔다“며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겠지만 제약업계에서도 이런 경험을 한 종사자가 많았는데 이번 미투 운동을 계기로 성추행과 같은 잘못된 행동이 사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