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  2018년 4월 27일 오전,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판문점 평화의 집으로 ‘내려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방명록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시민들도 화답했습니다. 27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평화’는 ‘정상회담’의 최다 연관검색어. 몇 시간 째 1위(다음소프트 소셜매트릭스 기준)에 올라 있습니다. 아마도 종일 가겠지요.

지난 11년 간, 이날처럼 평화라는 단어가 자주 쓰인 적 있었을까요. 맞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불안하게 살아왔습니다. “전쟁, 분쟁 또는 일체의 갈등 없이 평온한” 상태가 언제였는지 아득할 정도로.

지난 세월, ‘평화’ 순위는 요동쳤다

호주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Institue for Economics and Peace(IPE)는 2007년부터 매년 글로벌 평화지수(Global Peace IndexㆍGPI)를 발표했습니다. 무기 거래ㆍ폭력ㆍ전쟁 사상자ㆍ테러 위험ㆍ사회정치 갈등 등 23개 지표로 점수를 매겼죠. 가장 평화로운 상태는 1점입니다. 제일 불안한 상태는 5점입니다. 한국은 1.5에서 2점 사이를 왔다갔다 했습니다. 분단국가 치고 양호했다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평화는 눈대중으로 평가하는 게 아닙니다. 남북관계가 요동칠 때마다 한국의 평화 상태는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아래 차트를 보실까요.

  2차 남북정상회담이 있었던 2007년 10월부터 2008년 사이, 한국의 평화지수는 많이 개선됐습니다. 1.7에서 1.6 수준까지 낮아졌죠. 2009년도 마찬가지.

하지만 2010년, 천안함이 서해상에 가라앉았습니다. 남과 북의 교역은 전면 중단됐죠(5.24 조치). 지수는 곧바로 1.7을 돌파하며 불안감이 높아집니다. 3년 간 32∼33위를 유지했지만 2010년엔 43위로 떨어졌습니다.

악재는 이어졌습니다. 2016년 개성공단 폐쇄 당시. 한국의 평화지수는 2차 정상회담 이후 가장 나빠졌습니다. 순위도 50위 아래로 떨어집니다. 이런 적이 없었죠.

2017년, 한국의 평화지수는 여전히 답보상태였습니다. 정부는 바뀌었지만, 한국은 평화롭지 못했던 전 정부의 그늘 아래 있었습니다.

“뭉클했다, 눈물난다” 

정말 많은 사람이 저 장면을 지켜봤습니다. 남북관계 따위, 정치엔 정말 1도 관심 없는 이들까지 아침에 TV를 틀었고, 모니터를 주시했고, 소셜미디어에 #남북정상회담 해시태그를 달았습니다. 시민들은 “정말 이런거 무관심한데, 막상 보니까 뭉클하다. 눈물났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먹먹한 감정은 오래 안 갈겁니다. 하지만, 두 정상이 작별인사를 하는 장면은 진하게 남을 겁니다. 진짜 출발선이니까요.

봄날은 가겠지만, 남과 북의 봄은 안 갔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1년을 넘어 가장 평화로운 한반도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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