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폐비닐ㆍ플라스틱 등 재활용 쓰레기 수거 거부로 국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김은경 환경부 장관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발등에 떨어진 문제를 진화하는 데 총력을 쏟아야 할 환경당국 수장이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 대신 책임 소재를 운운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장관은 18일 tbs의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재활용 쓰레기 대란과 관련한 질문에 “1차적인 책임이 기초자치단체에 있다”며 “총리가 (환경부를) 꾸지람한 것도 왜 환경부가 지자체를 관리를 못하느냐, 문제가 생기면 빨리 임시라도 대응을 해야한다는 것이었다”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재활용 대란, 1차 책임은 지자체” 김은경 장관의 현실인식

진행자가 논란을 의식한 듯 “이건 책임을 떠넘기듯 들릴 수도 있다”고 말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이어지며 환경부의 늑장ㆍ부실 대응과 면피에 급급한 근시안적인 상황 대처에 청와대는 물론 국민들의 시선 역시 싸늘한 것이 현실이다. 김 장관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이 커지는 이유다.

김 장관을 질타하는 목소리는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미세먼지 특위에서도 중국의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두고 “한ㆍ중 공동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도 저감 노력을 상당히 열심히 하고 있다”며 답했다.

이같은 답변에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까지 “환경장관이 어떤 액션을 하는지 정확히 알길이 없다” “장관의 국적이 어딘지 모르겠다” “한국의 미세먼지 대책이 중국만도 못하다”는 등의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환경 정책을 책임지고 운영해야 하는 수장의 입에서 나오기에는 너무도 한가한 발언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김 장관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환경부가 힘없는 부처라는 생각을 버려야한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하지만 최근 김 장관의 언행들은 힘있는 정책 추진의 모습보다는 시민사회단체 같은 비판자의 모습에 가깝다는 것이 환경부 안팎의 공통된 인식이다.

정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6월 지방선거 이후 부분 내각 교체 가능성에 김 장관이 그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김 장관의 지속가능한 환경 정책이라는 철학은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환경 정책이 당장 급한 불을 꺼야하는 상황도 있지만, 짧게는 몇 달, 길게는 연 단위를 넘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을 바라보고 부처를 꾸려가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