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예비급여 통한 정부의 가격통제 우려…투쟁 계속 비급여 급여화 논의 전면 중단…이달 27일 집단휴진 예고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 케어’를 놓고 ‘의정(醫政)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건보 급여화에 앞서 본인부담률을 차등 적용하는 ‘예비급여’가 갈등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의료계와 정부 간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채 평행선을 달리면서 자칫 집단휴진 등 사태가 벌어져 국민들의 의료서비스 이용 불편 등 혼란이 우려된다. 의료계는 2000년 의약분업사태 때도 3개월에 걸쳐 파업을 이어가 국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바 있다.
13일 의료계와 보건당국에 따르면 비급여의 22%를 건강보험 급여로 전환하지 않기로 정부가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문재인 케어의 취지가 이미 상당부분 퇴색한 가운데 그간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반대’를 주장하며 집단행동 불사까지 예고한 의료계는 이제 방항을 바꿔 예비급여를 문제삼으며 여전히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피로회복 등을 위한 영양제 주사, 도수치료(맨손으로 하는 물리치료), 라식치료, 하지정맥류 수술 등 위중도가 낮은 질환과 특실·1인실 병실 이용료 등의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급여화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전체 비급여 규모(7조3000억원)의 22%에 해당한다. 나머지 선택진료와 상급병실 이용, 자기공명영상(MRI)·초음파, 각종 비급여 진료 및 치료제 등 비급여는 급여로 전환할 예정이다. 당초 문재인 케어는 2022년까지 미용과 성형 등 명백하게 보험대상에서 제외할 것 이외에는 모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상은 이와 다르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반대’를 주장할 명분이 약해진 의료계는 ‘예비급여’ 쪽으로 타깃을 바꿔 여전히 문재인 케어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예비급여는 급여화에 앞서 상대적으로 비용·효과성이 떨어지는 비급여 항목을 따로 분리하고 30~90%의 본인부담률을 차등 적용, 적정 가격을 관리·평가해 급여화 여부를 결정하는 중간 단계를 의미한다.
특히, 의료계는 예비급여가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비급여 진료수가의 가격 통제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계 입장에서는 수입이 감소할 수 있는 만큼 이를 강력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올해 1~3월 비급여 진료비용 현황에 따르면 무릎관절 MRI 진단료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은 최저금액 43만원, 최고금액 80만6000원으로 배 가까이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병원에서는 최저와 최고금액 차이가 약 50만원, 병원급에서는 4배 넘는 차이를 보였다. 복지부가 급여화하지 않기로 한 도수치료의 경우에는 최저(5000원)와 최고금액(50만원) 차이가 무려 100배에 달했다.
결국 문재인 케어 시행을 앞두고 불거진 의정갈등은 예비급여를 둘러싼 힘겨루기에서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의협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와 16개 시도의사회장단은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해 오는 27일 집단휴진을 예고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3600여개 비급여 항목 중 급여화할 대상을 의료계와 협의해 결정하려고 했지만 논의가 중단된 상황”이라며 “의료계의 집단휴진 여부 등을 지켜본 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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