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돈 가방을 갖고 튀어라”하나의 돈가방을 가지고 여러 캐릭터가 얽히고 얽히는 설정은 범죄 영화의 단골 소스다. 심지어 예능인 MBC ‘무한도전’에서조차도 ‘돈 가방을 갖고 튀어라’로 쫄깃한 추격극을 만들지 않았던가. 영화 ‘머니백’은 그 공식을 충실히 따르는 작품이다. 각자 이유는 다르지만 취준생, 사채업자, 정치인, 형사, 킬러 등의 캐릭터들이 하나의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달린다. 그게 ‘머니백’의 기본 바탕이다. 기존의 케이퍼 무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캐릭터를 둘러싼 설정도 이미 어디선가 봐왔었다. 어머니의 수술비를 위해 돈 가방을 쫓는 취준생, 비리 정치인, 그 정치인에게 정치 자금을 대는 사채업자, 그가 고용한 킬러, 이들과 엮인 비리형사까지 클리셰 범벅이라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머니백’의 주인공들이 돈 가방을 뺏고 빼앗기는 과정은 아귀가 맞게 착착 진행된다.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많은 우연으로 이어진다. 그 우연적 상황이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우연이 남발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클리셰를 감지하게 된다. 흔한 설정 속에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이들은 7명의 배우들이다. 캐릭터 설정은 익숙할 수 있겠지만 이를 표현하는 배우들은 각자 제 옷을 입을 것처럼 7인7색 매력을 뽐낸다. 7개의 조각으로 정확하게 나눈 케이크처럼 멀티캐스팅의 효과가 제대로다. 특히 그간 출연하는 영화마다 익숙한 얼굴을 보여줬던 이경영은 한물 간 킬러로 제대로 변신했다. 택배기사로 분한 오정세의 억울한 표정은 보는 것만으로 짠한 웃음을 선사한다.
‘머니백’은 범죄 오락 영화답게 코미디가 전반적으로 깔려 있다. 영화 속 웃음의 정서는 풍자와 해학이다. 영화 속에서 돈 가방 만만치 않게 등장하는 소품은 총이다. 7인의 캐릭터에겐 돈 가방 못지않게 중요한 물건이지만 취준생에게 집세를 독촉하는 집 주인에겐 그 총은 그저 장난감일 뿐이다. 총보다 돈이 더 무서운 세상이다. 다양한 인간군상을 통해 돈 앞에서 손바닥 뒤집듯 뒤바뀌는 갑을관계를 꼬집는다. 영화는 사채, 폭력, 비리 등 자극적인 소재를 그리지만 분위기가 무겁지 않다. 이게 장점일수도 있지만 단점일 수도 있다. 자극적인 소재와 설정을 가볍게 사용하면서 요즘 관객들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오는 12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