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벤트와 상관관계 높은 영향

‘검은 금요일’ 당시 미ㆍ중 소비주(株)에 대한 공매도 물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주는 증시를 움직이는 정치 이벤트에 민감하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으로 인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3일 코스콤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공매도 거래 비중(전체 거래금액 대비 공매도 금액)이 25.2%까지 치솟았다. 거래금액의 4분의 1이 공매도였던 셈이다. 이는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영원무역의 전체 공매도 비중(5.2%)보다 5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F&F도 지난 22일까지 누적된 공매도 비중이 3.6% 수준에 불과하지만, 23일에는 이보다 8배 높은 24%까지 치솟았다. 한섬(공매도 비중 25.5%), 아모레퍼시픽(24.8%), 코스맥스(22.2%), TBH글로벌(21.7%) 등 역시 공매도 비중이 20%를 넘어, 다른 종목들과 차별됐다.

업계에선 이들 종목이 미국과 중국 소비주라는 데 집중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로 알려진 영원무역은 해외에 생산 거점을 두고 신발ㆍ가방 등을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제조하고 있는데, 미국 경기에 따라 매출이 변동하는 기업이다. 의류 브랜드인 ‘디스커버리’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는 F&F는 중국 관광객을 타깃으로 홍콩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12월 홍콩 1호점(몽콕)을, 올해 2월에 2호점(타임스퀘어)을 냈다.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맥스는 대표적인 중국 진출 화장품 기업들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매출비중이 40%에 가깝고, 코스맥스는 전체 종속기업 매출에서 중국 법인이 90%를 차지한다.

이들 소비 관련주는 정치 이벤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3일 시장 충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물도록 조치한 데 이어, 중국 정부가 30억달러(약 3조2400억원)에 이르는 미국산 철강ㆍ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이같은 무역 분쟁 공포에 시장이 폭락으로 반응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소비주는 시장지수와 상관관계가 높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맥스 등 미ㆍ중 소비주는 코스피200 지수와 연초 이후 상관계수가 0.6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해당 종목이 지수와 움직이는 방향이 유사하다는 뜻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로 소비주가 하락한 데서 보듯, 소비주는 무역분쟁시 주가 변동성이 커진다”며 “미국과 중국의 다툼이기에 이와 관련된 소비주도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금요일 소비주들의 하락은 시장의 하락 영향이 큰 것으로 업종의 문제는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미국 등의 소비 지표가 개선될 조짐이 확인되면 경기 둔화 우려ㆍ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상쇄되며 증시가 탄력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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