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평균 수익률 1.88% 물가상승률 1.9%보다 낮아 DB형 1.59%·DC형 2.54% 원금보장 집착…보수적 운용 영향 지난해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1.8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실질수익률이 ‘제로(0)’에 가까워 퇴직연금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도 퇴직연금 적립 및 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으로 168조원이 적립돼 0.45%의 비용으로 연간 1.8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적립금은 전년보다 14.6%(21조원) 늘면서 매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수익률은 전년(1.58%)보다 0.3%포인트 상승하긴 했지만,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9%임을 고려하면 실질수익률은 ‘제로(0)’인 것으로 분석된다. 매달 퇴직연금을 붇고 있지만, 수익은 물가상승분만큼도 나오지 않는 것이다.
특히 DB형(확정 급여)의 경우 1.59%로 수익률이 가장 낮았고, DC형(확정 기여)과 IRP(개인퇴직연금)는 각각 2.54%와 2.21%의 수익률을 기록해 그나마 나았다. 하지만 근로자가 수익에 신경을 쓰는 DC형과 회사에 맡기는 DB형간 수익률 차이가 1%포인트도 나지 않아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연 환산 장기수익률은 5년과 9년간 각각 2.39%와 3.29%로 집계됐다. 원리금보장형은 5년과 9년 수익률이 각각 2.36%와 3.18%였다. 실적배당형은 각각 2.93%와 4.74%로 나타났다.
이처럼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저조한 것은 금융사들이 주식호황 등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원리금 보장 중심의 보수적인 운용을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 88.1%인 148조3000억원이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운용됐다. 원리금 보장상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예ㆍ적금으로 46.2%(68조5000억원)를 차지하다보니 저금리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어 보험상품(43.4%)과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8.9%) 등이 뒤를 이었다.
퇴직연금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리금 보장상품의 수익률은 1.49%에 불과했다. 전년보다 0.2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같은 기간 정기예금 금리(1.65%)보다도 0.16%포인트 낮았다. 금리가 지난해 상승 반전됐지만,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 수익률은 이를 따라기 못한 셈이다.
실적배당형은 수익률이 6.58%로 원금보장형보다 나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1.76%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이 역시 시장을 따라가지 못했다. 실적배당형 상품도 주로 채권혼합형(비중 51.5%) 펀드에 투자하는 등 보수적으로 운용되다 보니 수익률이 낮은 것이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이 전체 시장의 50%를 차지했고, 생명보험(23.5%), 금융투자(19.1%), 손해보험(6.4%), 근로복지공단(1%) 등의 순이었다. 특히 삼성생명(13.3%)과 신한은행(9.7%), 국민은행(8.7%) 등 상위 6개사의 적립금 규모가 52.2%를 차지했다.
수익률은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은 금융투자가 2.54%로 가장 높았고, 생보(1.99%), 손보(1.79%), 은행(1.6%), 근로복지공단(1.58%) 순이었다.
총비용부담률은 생보가 0.48%로 가장 높았고, 은행(0.47%), 손해보험(0.41%), 금융투자(0.4%), 근로복지공단(0.15%) 등이었다.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은행이 수익률이 낮은데도 수수료는 많이 받는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이 퇴직연금 대부분을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운용해 낮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라며 “사업자의 적극적인 운용관리 업무 수행과 함께 퇴직연금 운용에 대한 가입자의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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