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부담금, 미실현 이득 과세 논란
국토부 “헌재가 위헌 아니라 했다”
헌재 결정문 “극히 제한적으로만 합헌”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이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주장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헌재는 위헌이 아니라 판단했다’고 해명했지만, 정작 헌재는 해당 문제에 대해 일률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지난 22일 재건축 부담금과 관련해 헌재의 결정문을 인용해 “미실현 이득에 대한 부담금 부과는 위헌성이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헌법재판소의 입장”이라고 참고자료를 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올해부터 재시행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 “팔아서 현금화된 것이 아닌,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이기 때문에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낼 움직임을 보이자 방어에 나선 것이다.
국토부가 인용한 결정문은 1994년 선고가 난 토지초과이득세(토초세)에 대한 위헌소원 사건이다. 토초세는 1980년대 후반 땅 투기가 극심해지자 땅값 급등 지역의 상승분에 대해 50%를 세금을 거두는 것으로, 이 역시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 논란이 있었다.
국토부의 설명대로 헌재는 이 결정문에서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는) 과세 목적, 과세소득의 특성, 과세기술상의 문제 등을 고려하여 판단할 입법정책의 문제일 뿐 헌법상의 조세개념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미실현 이득에 세금을 걷는다고 해서 무조건 위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 국토부의 설명처럼 ‘위헌성이 없다’고 한 것은 아니다.
헌재는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가 합헌이 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선결 과제가 있다고 봤다. 헌재는 “(미실현 이득을 세금으로 환수할 때는) 과세대상이득의 공정하고도 정확한 계측 문제, 조세법상의 응능부담(應能負擔) 원칙과 모순되지 않도록 납세자의 현실 담세력을 고려하는 문제, 지가변동순환기를 고려한 적정한 과세기간의 설정문제, 지가하락에 대비한 적절한 보충규정 설정문제 등 선결돼야 한다”고도 했다. 얼마나 이득을 봤는지, 적정한 수준의 세금인지, 땅값이 하락할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문제가 해결돼야만 합헌이 될 수 있는 “극히 제한적ㆍ예외적인 제도”라고 판시했다. 토초세는 결국 이러한 문제를 해결 못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났다.
국내 헌법학계 최고 권위자 중 한명인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4년전 대한변호사협회에 기고한 ‘토지초과이득세는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이므로 위헌이다’라는 판례해설에서 “장래소득이 발생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조세부담을 발생시키는 것은 토초세 과세로 원본 자체가 잠식되는 경우로서 사유재산의 보장 취지에 위반된다고 본 것이다”라고 해설했다.
헌재가 제시한 선결과제는 재건축 부담금 역시 똑같이 논란이 있다. 재건축 부담금은 얼마나 이득을 봤는지 계산하는 근거가 되는 ‘사업종료시점의 주택가격’을 명확히 산출하지 못한다는 논란이 있다. 또 땅값이 하락하는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보충규정이 없다. 부과율도 10~50%로 적정성이 논란되는 지점이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미실현 이익에 대해 ‘위헌이다’ 혹은 ‘합헌이다’라고 판단내린 바 없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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