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서 코스닥 이전상장 기업 요건 맞추려 공모가 억지로 올려
오스테오닉, 할인율 대거 축소 엔지켐생명과학, 당기순익 변경 투자자 손해 우려 목소리 커져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때아닌 ‘공모가 거품 논란’에 휩싸였다. 이전상장을 위한 유상증자 요건을 맞추는 과정에서 공모가를 높이기 위해 할인을 덜 하거나 당기순이익을 부풀리는 행위가 실제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오스테오닉은 희망 공모가 범위를 기존 ‘5800~6800원’에서 ‘5800~7500원’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오스테오닉은 코넥스시장에서 올 들어 15.3% 오른 상황에서 금융위원회의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이하 증발공 규정)을 맞추기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위해 공모를 할 때는 유상증자를 거치게 된다. 이때 ‘증발공 규정‘이 적용되는데, 이에 따르면 유상증자를 할 때 발행 주식의 가격은 청약 전 3~5일의 주가를 가중평균한 뒤 그 가격의 70% 수준 이하로는 산정할 수 없게 돼 있다. 쉽게 말해 청약 전 3~5일의 주가를 평균한 가격이 1만원이라면, 유상증자시 주가를 7000원 미만으로 정할 수 없는 것.
그런데 최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 기업들이 이전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급등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코넥스에 있던 기업들은 ‘증발공 규정’상 유상증자시 코넥스 주가로 계산하게 되는데, 1만원이던 주가가 불과 수일 만에 10만원으로 치솟아 당해 기업으로선 7만원 미만으로 유상증자를 할 수 없는 극단적 상황을 맞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이전상장을 하는 기업이 증발공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기업가치 ‘조작’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오스테오닉은 ‘5800~6800원’이던 기존 희망 공모가 범위를 ‘5800~7500원’으로 변경하기 위해 공모가 상단에 적용되는 할인율을 42.82%에서 36.93%으로 축소했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엔지켐생명과학은 규정을 맞추기 위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변수들을 전반적으로 뒤바꿨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추정 당기순이익에서 나타났다. 엔지켐생명과학은 미래 예상 당기순이익을 기존 2020년(277억원) 추정치에서 2021년(331억원) 추정치로 바꿔 기업가치를 높였다. 순이익 규모를 늘리기 위해 적용연도를 더 먼 미래로 수정한 것이다. 여기에 연 할인율을 15%포인트 낮춰 당기순이익의 현재가치를 높이고, 주가수익비율(PER) 수치마저 25.86배에서 27.13배로 고평가해 공모가 범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덕분에 사업적으로 달라진 게 없는 기업이 한달새 기업가치는 2배 가까이 커졌다.
시장에선 ‘증발공 규정’에 코넥스 시장의 주가를 활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코넥스 시장은 전체 154종목에 대한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이 17억9000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유통량이 적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넥스 시장의 거래량이 늘었다고 하는데, 유통이 얼마 안 되는 소수 종목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양상에 가깝다”며 “정상적인 가격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런 주가를 인정하게 되면, 향후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하는 기업들의 적은 유통물량을 활용한 시세 조정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투자자 보호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전상장시 공모가가 오르면 회사, 주관사, 코넥스 투자자들은 좋아할 것”이라며 “하지만 높아진 가격에 매수한 투자자들이 볼 손해는 누가 책임질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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