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시행령 개정 어렵지 않아” -비판 목소리엔 “대안 없는 비판 옳지 않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최근 ‘미세먼지 대란’의 최일선 사령관을 자처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있어 사실상 평창과 같은 개최지”라며 “올림픽 전에 강제 차량 2부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미세먼지 사태에 평창 동계올림픽을 거론하며 심각성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박 시장은 “시행령만 개정되면 강제 차량 2부제를 내릴 권한이 생긴다”며 “환경부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한 바 있어, 빠른 시간 내에 (강제 차량 2부제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경필 경기도지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최근 서울시장 출마를 확실시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대중교통 무료화를 두고 한 비판에 대해서는 “그런 정치적인 비판은 시민에게 납득을 얻기 힘들 것이라고 본다”며 “저는 그런 정치적 비판은 시민들의 납득을 얻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며 “(대안 없이) 비판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다음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일문일답.
-주말 차량은 크게 줄었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이 이어졌다. 장기적으로 봐선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저감에)효과가 있겠다고 볼 수 있겠지만, 주말의 현상은 어떻게 보는가.
▶시민 안전, 생명을 책임지는 시장 입장으로 모든 일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서울시의 비상저감조치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처음 시행되는 건이고, 경기도와 인천 등 다른 지역과의 협조가 없었기 때문.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차량 의무 2부제로 가는 일종의 징검다리다. 서울시는 빠른 시간 내 차량 의무 2부제를 시행한다. 서울올림픽 당시 차량 의무 2부제를 시행한 결과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고 알려졌다. 지금은 그보다도 더 대기질이 악화된 상태이며, 시민도 심각성을 인정하고 있다. 아마도 이런 조치가 훨씬 더 큰 효과를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보다 더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가는 과정에서 이번 조치는 과도기적이고 마중물이며, 중간 징검다리로 말씀드리고 싶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요건을 조정할 생각은 없는가.
▶생각하고 있지 않다. 미세먼지는 무조건 나쁜 것이다. 지금 수치도 굉장히 나쁜 수치다. 1년에 저희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할 게 대체로 7번 정도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물론 변동은 가능하겠지만 저희가 추산한 바로는 7번 정도다. 그 정도를 더 강화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더 낮춰야한다고 생각한다.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차량 의무 2부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가. 시행령 개정은 어떻게 추진하는가.
▶차량 의무 2부제는 프랑스 파리도 실시했다. 파리는 훨씬 더 강력한 조치를 하며 차량 의무 2부제를 폐기했다. 임박한 평창 동계올림픽인데, 정작 서울의 대부분 관광객이나 선수단, 주요 대표단이 서울에 머문다는 게 많다. 그렇게 보면 서울이 공동개최지나 다름 없다. 근데 우리가 법률상 근거를 보니 올릭픽 개최지는 강제 2부제가 가능하다. 서울시는 사실상 개최국인데도 강제 2부제를 할 수 없기에, 시행령만 개정하면 바로 가능하다. 이건 법률 개정사항도 아니고 그야말로 정부가 하면 된다. 환경부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말을 했다. 오늘 오전에도 통화해서,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 이 부분은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해두는 게 좋다고 본다.
-일요일에 이례적인 기자회견을 연 이유는 무엇인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우상호 의원 등이 비판적인 말을 했다.
▶시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는 여야가 없다고 본다. 정치인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정치권과 시민 사회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미세먼지라는 시민 삶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비판은 쉽지만 구체적으로 해결방안을 내놓고 실천하는 건 어렵다. 저는 그런 정치적 비판은 시민들의 납득을 얻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이미 1만7000명이 조기사망하고 있는 엄중한 현실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해야 할 일이 많다. 사실 그러지 않고 말로만 비판하는 건 저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본다.
-친환경 등급제와 예산 투자 같은 건 작년 10대 대책에 들어온 내용이다. 세부적인 진행상황은 어떻게 되는가.
▶제가 보기에 친환경 등급제는 물론 이미 선언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실행될 단계에 왔다고 말씀드린다. 또, 보행과 자전거 중심의 도로 개편도 오늘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말씀을 드렸다. 전기차 시대도 마찬가지다. 사실 전기차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부분도 있었다. 지금은 개선된 상태이기 때문에, 정말 전기차 시대를 열겠다는 말이 현장감 있게 다가왔다고 본다. 평창 동계 올림픽이라는 일을 앞에 둔 상태에서 의무 2부제를 더 이상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게 새로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작년 5월 미세먼지 시민 대토론회에 자동차 친환경 등급제를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관련 용역을 마친 상황이며 환경부에 등급제 고시만 남겨져 있다. 서울시는 이런 절차를 보다 신속히 요청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드리고, 서울시는 올해 상반기부터 (시기를) 당겨서 하겠다는 말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라도 친환경 차량에 대한 서울시의 인센티브 제도라도 조기 시행하겠다는 뜻. 강제 차량 2부제는 홀짝으로 부담하지만 앞으로 친환경 등급제가 되면 친환경 5등급, 6등급은 공해유발차량으로 정부가 인증하는 것으로, 서울시가 선별적으로 조치하겠다. 예산은 작년 대기질 관련 예산 6000억원, 전기차는 2022년까지 1조원 정도 편성돼 있다. 서울시가 대기질 관련해서 더할 수 있는 부분, 서울시의회가 도와준다면 더 확대해서 조기 추진하겠다.
-강제 차량 2부제는 법 개정을 해야 할 것이다. 개정이 되면 강제 차량 2부제를 바로 시행을 한다는 말인가? 또 등급제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잘 안나와있다.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등급제를 강행할 수 있는 것인가? 녹색교통지역 정책도 잘 와닿지 않는다.
▶차량 의무 2부제는 현재 시행령의 개정으로 가능하게 돼 있다.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이다. 이것만 개정하면 된다. 국회 입법사항은 아니다. 이건 환경부와 협의한 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면 된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입장으로 가능한 빨리 하겠다. 이 건은 비교적 손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차량 의무 2부제를 시행하는 게 현실적으로 준비가 돼 있다는 말인가?
▶서울시는 이미 비상저감조치를 준비했고 시행했다. 그 상태라면 바로 가능한 일이다.
-차량 의무 2부제를 정부가 할 수 있으면 수도권에서 하는 게 낫지 않는가?
▶법이 의무 2부제가 가능하도록 개정되면 결국 시도지사가 갖는 것.
-정부 차원에서 수도권 공동으로 할 수 있지 않는가?
▶대기질은 상황,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결국 그 지역의 시도지사에게 위임하는 게 될 것이다. 예컨대 이런 나쁜 상황이 계속되고, 서울시가 정한 비상저감조치 기준이 되면 서울시는 당연히 할 것이다. 각 지역의 상황에 따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환경부 장관은 시행령 개정으로 차량 의무 2부제를 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한건가?
▶(황 본부장)=환경부와 협의하는 내용은 저희가 국회의원 입법으로 상정돼 있다. 시행령을 바꾸는 내용이라면, 시도지사가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이후 절차는 환경부와 협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차량 의무 2부제를 촉구하는 건 수도권과 입장이 같은 상황이다. 친환경 등급제는 서울시가 이미 하려고 한 내용이다.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에서 시행 중이다. 현재 우리는 파리와 모델이 비슷하다. 최하등급에 대해서는 운행제한을 보고 있고, 과태료 기준과 운행차의 범위, 단속 방법, 인센티브 등은 설계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런 부분은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
-언제부터 시행 가능한가?
▶정부가 친환경 등급을 고시하는 절차가 있다. 이후 라벨링이라고 등급별 부착하는 단계가 있다. 이 부분은 법적 절차와 함께 진행할 수 있다. 단속은 시스템적인 게 갖춰져야 한다. 이 시기는 빠르면 올해 말 정도에서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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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